[김도경의 동의보감] 무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는 섭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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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동의보감] 무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는 섭생법

    여름철에는 기운과 진액 잘 보충해야
    기운·맥 보충하는 음식, 약재 등 섭취
    센 냉방 피하고 찬물로 씻는 건 자제

    • 입력 2023.06.27 00:00
    • 수정 2023.06.27 07:58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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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봄기운의 따스함을 느끼기도 전에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사계절 중에 여름철이 가장 건강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뱃속이 차가워져 배탈이 나기 쉽고 심장 기능은 지나치게 항진되는 반면에 콩팥 기능은 지나치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도움이 될 섭생법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하서의보기(夏暑宜補氣)입니다. 여름철에는 반드시 기운을 잘 보충하라는 말입니다. 여름철에는 낮이 길고 밤이 짧기 때문에 일을 하거나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만큼 기운이 많이 필요합니다. 또한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는데 과도하게 땀을 흘리면 진액이 빠지고 기운이 세어 나가기 때문에 보충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 여름철에는 補氣(기운을 돋워라)를 강조하는데 여름철에 삼계탕을 먹는 이유도 바로 기를 보하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 인삼, 황기 등이 전부 기를 돋워주는 약재에 해당합니다. 가끔 삼계탕 대신에 옻닭을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옻은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부인과 질환에도 좋은 효능이 있으므로 몸이 찬 여성분들은 삼계탕 대신 옻닭을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단, 몸에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는 소양인 체질은 옻을 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두 번째, 여름철에는 진액을 보충해야 합니다. 여름철에 기운을 돋워주고 진액을 보충하는 대표적인 한약 처방으로 ‘생맥산’이 있는데 생맥(生脈)이라는 것은 ‘맥을 살린다’라는 말입니다. 흔히 기운이 없을 때 “맥이 빠진다” “매가리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요. 진액이 부족하면 맥이 빠지는데 이 처방에는 인삼, 오미자, 맥문동이라는 약재가 들어갑니다. 여름철에 기운이 빠지거나 운동, 등산, 노동 등 야외활동을 할 때 생맥산을 준비해서 드시면 좋은데, 오미자만 연하게 다려 차로 드셔도 진액을 보충하는 데 좋습니다. 흔히 여름철에 한약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오히려 여름철에 기운을 돋워주는 보약을 많이 먹어 지치고 처지는 기운을 충전하고 진액을 보충해야 건강을 유지하고 지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여름철에는 서풍(暑風)을 조심해야 합니다. 서풍이란 여름 감기를 말하는데 냉방병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여름철에 서늘한 정자나 물속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찬 기운에 겉을 상하고 또한 생냉물을 많이 먹으면 속을 상하여 감기, 몸살, 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가 시릴 정도의 찬 음식과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냉방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네 번째는 주색을 줄이는 것인데 특히 색을 조심해야 합니다. 여름철은 우리 몸속의 콩팥 기능이 가장 약해지는 계절이며 남자의 정자가 물처럼 묽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성생활을 많이 하면 남자의 몸에 무리를 줄 뿐만 아니라 만약 임신이 되면 아이가 나중에 허약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가끔 복상사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여름철이나 낮에 성생활을 하는 경우에 심장에 무리가 와서 발생합니다.

    다섯 번째, 몹시 더워 열이 나더라도 바로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씻으면 안 됩니다. 더운 상태에서 찬물로 씻으면 땀구멍이 막히게 되고 땀구멍이 막히면 열이 못 빠져서 눈으로 올라가는데 눈에 열이 오르면 눈이 침침해지고 눈 질환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찬 기운에 피가 엉겨 순환장애가 발생하면 관절염이나 신경통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야외활동이나 운동 후에 땀이 많이 나고 덥더라도 잠깐 땀을 식히고 수건을 닦은 다음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더욱 건강에 좋습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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