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의 동의보감] 올바른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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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동의보감] 올바른 식습관

    한의학에서 병이란 생활의 법도를 어긴 대가
    야식 끊고 식사 후에 누워선 안돼
    기름진 음식 피하고 제철 음식 섭취

    • 입력 2023.07.11 00:00
    • 수정 2023.07.12 17:10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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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병이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드리면 아마도 대부분 암, 중풍, 치매, 디스크, 위염 등을 생각하실 텐데요. 한의학에서 보는 병의 정의는 조금 다릅니다. 병이란 생활의 법도를 어긴 대가입니다. 사회의 법도를 어기면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듯이 생활의 법도를 어기면 그 대가로 병을 받고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발우 공양을 할 때 특이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음식이 담긴 그릇을 식탁에 놓고 고개를 약간 숙여서 음식을 먹는데, 스님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음식이 담긴 발우를 입 가까이로 들어 올려서 식사를 하십니다. 음식 쪽으로 입을 낮춤으로써 음식에 탐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함입니다. 스님들이 음식을 드시는 것은 몸을 지탱하는 수단일 뿐인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식사를 하기는 어렵지만, 갈수록 먹는 음식으로 인한 병이 많아지고 또한 잘못된 식습관으로 병이 많이 생기는 추세이므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바르게 먹는 법도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1. 밤에 많이 먹지 마라.
    아침은 임금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야식이나 밤참이 더 맛있고 밤에 모임이나 활동이 더 많아지는 요즘 지키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야간 과식을 하게 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며 장에 부담을 주어 아침에 몸이 무겁고 만성피로에 시달리기가 쉬우며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장에 치질이나 용종이 있는 분들, 아침에 일어나면 묽은 변을 2~3번씩 보는 분들은 반드시 저녁을 가볍게 드시고 야식을 끊어야 합니다.

    2. 식사 후에 절대 앉거나 드러눕지 말자.
    옛날 사람들이 밥 먹고 누우면 소가 된다고 했는데 특히 배가 많이 나오는 분들은 식후에는 눕지 말고 반드시 200~300보 정도 걷고 수차례 배를 마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하고 나면 졸려서 견디기 힘든 분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식후도포증(食後倒飽症)이라고 합니다. 검사상 이상이 없거나 위하수, 위무력증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비유하자면 믹서기 모터가 약해진 현상입니다. 모터가 약해져 음식을 갈아주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인데 반드시 한방치료가 필요합니다. 식후도포증이 오래되면 위나 장에 혹(용종)이 생길 수 있고 역류 식도염, 만성 설사, 어지러움, 관절염까지 발생합니다.

    3.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마라.
    동의보감에 담백한 음식이 혈기를 기른다(薄滋味 養血氣)고 하였고 오곡(쌀, 보리, 기장, 콩, 팥)만이 우리 몸의 정(精)을 보충하는데 가장 좋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달고 향기로운 음식에서는 정(精)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시 말해 고량진미나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몸에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곡으로 밥을 지어 하루 세끼 잘 챙겨 드시는 것이 가장 보약입니다. 정(精)이란 우리 몸을 운영할 수 있는 영양물질, 에너지원(자동차로 말하면 휘발유)입니다.

    4. 편식을 하지 말고 제철 음식을 골고루 먹어라.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체질이 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물어보냐고 다시 물어보면 대답이 똑같습니다. 체질에 따라 뭘 먹으면 좋을지 궁금하다는 것인데 정답은 음식은 골고루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약은 반드시 체질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음식은 골고루 드셔야 하며 가려 드시면 편식입니다. 물론 몸에 큰 병이 생긴 경우에는 가려 먹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종이 심한 경우 짠 음식을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그 외에 대부분 사람들은 체질에 따라 절대 가려 드실 필요가 없다는 점 명심하시고 제철 음식을 골고루 드시기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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