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의 동의보감] 땀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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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동의보감] 땀과 건강

    무더운 여름 땀을 과하게 내는 것은 좋지 않아
    잠잘 때나 특정 부위에서 나는 땀은 치료해야
    감기 걸렸거나 음주 뒤 땀 흘리는 건 도움 돼

    • 입력 2023.07.25 00:00
    • 수정 2023.07.26 16:55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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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무더운 여름철 일부러 땀을 많이 흘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땀은 노폐물이기 때문에 운동이나 사우나를 해서 강제로 땀을 내야 한다는 것인데, 땀을 내고 나면 개운하다는 분도 많습니다. 과연 땀을 많이 흘려야 할까요? 땀을 많이 흘리면 좋은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땀을 혈지여(血之餘)라 하며 땀 열 방울이면 피 한 방울이라 합니다. 또 촉한요수(促汗夭壽)라 하여 땀을 강제로 많이 내면 수명을 단축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흔히 피땀 흘린다는 말도 쓰는데, 그만큼 피와 땀은 한 가지며 과도한 땀은 피를 흘리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사우나를 좋아해서 자주 다니는 분들이 많은데 반드시 땀이 촉촉하게 난 정도에서 멈춰야 합니다. 땀이 줄줄 흐르게 되면 그때부터 진액과 피가 새어 나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전혀 땀을 흘리면 안 되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고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할 때는 땀이 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이므로 괜찮습니다. 단. 살짝 배어 나올 정도가 좋으며 줄줄 흐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땀이 있습니다.

    첫 번째, 잠잘 때 나는 땀입니다. 보통 ‘헛 땀’이라고 하는데 자는 동안 속옷이나 베개가 젖을 정도로 땀이 난다면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배터리가 충전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방전되는 현상과 마찬가지로, 체력 저하 및 면역력 약화, 만성 피로의 원인이 됩니다.

    두 번째, 특정 부위에서만 나는 땀입니다. 가령 조금만 움직여도 머리,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분들이 있는데 기가 부족해진 신호입니다. 주로 살이 잘 찌고 피부가 흰 분들이 많으며 이런 경우 인삼이나 황기를 드시면 좋습니다. 또 손이나 발에서 나는 땀은 주로 시험을 보거나 긴장을 하는 경우 더 많이 발생합니다. 주로 심장이 약한 사람이 많으며 심장을 보해줘야 땀이 줄어듭니다. 하체나 사타구니에 땀이 차는 경우도 있는데 양기가 약하거나 콩팥 기운이 떨어진 신호입니다. 오래되면 허리 디스크, 무릎 관절염, 어지러움, 이명 등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세 번째, 겨울에 흘리는 땀입니다. 겨울은 충전과 저장의 계절인데 오히려 땀이 나서 발산이 되고 기운이 방전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봄철 춘곤증, 비염, 만성 감기 등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겨울철 심한 운동이나 과도한 사우나는 좋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여자분들은 탈모, 피부건조, 생리불순, 조기폐경,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더운 여름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땀이 무조건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땀을 좀 내면 좋은 경우를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감기에 걸린 경우는 땀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도둑이 들어왔을 때 대문을 열어 놓고 쫓아야지 문을 닫아 놓고 쫓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 “감기에 걸리면 고춧가루에 소주를 타 먹으라”는 말도 땀을 내란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감기약이 없을 때 좋은 술 한 잔에 파뿌리를 우려먹으면 감기를 쫓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술자리가 잦은 분들은 땀을 좀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주독을 푸는 데 땀이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대개 술 드시고 사우나를 갔다 오면 개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원리입니다. ‘음주가무’라는 말도 음주 후 가무를 통해 땀을 좀 내면 술이 빨리 깬다는 뜻입니다. 단,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우나를 하시면 혈압이 올라 위험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땀은 단순히 노폐물이 아니고 진액이므로 운동이나 노동 시 땀이 많이 나면 반드시 쉬는 것이 좋습니다. 속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임을 반드시 명심하시고 막바지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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