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이어진 연결고리⋯미래를 선물하는 '미리내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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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이어진 연결고리⋯미래를 선물하는 '미리내 책방'

    미리내 가게, ‘카페’ 이어 '책방'까지 확산
    어른의 선결제 나눔으로 ‘청소년 책 선물’
    오가는 마음으로 세대 간 이해의 폭 넓혀

    • 입력 2024.03.09 00:04
    • 기자명 박지영 기자·유지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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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바라타리아' 내부 한편이 미미책 선물을 받은 청소년들의 감사 메모로 가득 차 있다. (사진=유지연 인턴기자)
    '책방바라타리아' 내부 한편이 미미책 선물을 받은 청소년들의 감사 메모로 가득 차 있다. (사진=유지연 인턴기자)

    "책 읽는 너희가 있어서 이 지구가, 우리 미래가 너무 든든해!" 
    "지구를 아름답게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좋은 책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춘천에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책 1권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책방이 있다. 어른들이 미리 책값을 지불하고 책방에 방문한 청소년이 원하는 책을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일명 '미리내 책방'이다.

    2022년부터 누군가가 계산한 음료를 청소년이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한 ‘맡겨놓은 카페’의 확장 버전으로, 그 안에는 지역사회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보내는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담겨 있다. 

     

    춘천시 근화동에 위치한 '책방바라타리아'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미리내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유지연 인턴기자)
    춘천시 근화동에 위치한 '책방바라타리아'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미리내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유지연 인턴기자)

    춘천시 근화동에 위치한 '책방바라타리아'. 입구에 들어서면 '미미책 선물' 이라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2022년 8월 문을 연 이곳도 미리내 책방에 참여하고 있다.

    '책방바라타리아' 강은영 대표는 “미미책이 '미래로 보내는 미리 계산한 책 선물'이라는 뜻으로 '미래가 곧 청소년'임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또 "값을 미리 치러놓은 아버지 덕분에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었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착안해 미미책을 기획했다”며, “부모가 아니더라도 뜻있는 어른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책을 보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춘천시 전인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선물 받은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책방바라타리아)
    춘천시 전인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선물 받은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책방바라타리아)

    책으로 맺어진 서로 다른 세대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는 책방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책을 선물하는 어른들은 추천 이유와 흔들리는 청소년기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짧은 메모로 남기고, 책을 가져가는 청소년들은 그 위로에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로 화답한다. 

    춘천뿐 아니라 서울, 남양주 등 여러 지역 청소년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3월 1일 현재까지 212명이 311권의 책을 기부했고, 185명의 청소년이 원하는 책을 선물로 받아 갔다.

    책방에서 만난 엄상희 씨도 "요즘은 책을 잘 안 읽는데 책을 가져가 읽는 청소년들이 너무 예쁘다. 누군지 몰라도 좋은 책이 있으면 권해줄 수 있는 이런 서점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미미책으로 남겼다.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통해 세대를 연결하는 미리내 가게. 더 많은 미래가 이곳에서 위안과 평안을 찾는 아지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지영 기자·유지연 인턴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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