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원상품권] 3. 강원도, 발행만 치중...전시행정 ‘표본’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위기의 강원상품권] 3. 강원도, 발행만 치중...전시행정 ‘표본’

    • 입력 2020.08.20 00:02
    • 수정 2021.03.29 16:40
    • 기자명 김민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MS투데이 DB)​
    ​(사진=MS투데이 DB)​

    강원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역 화폐인 ‘강원상품권’을 2017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강원상품권은 지역자금 유출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상품권 사용에 불편을 느끼면서 자발적인 구매가 저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상품권 판매량이 늘었지만 상품권 가맹점들의 한달 환전액을 제한, 중소상공인들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등 지역경기 활성화를 오히려 해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MS투데이는 강원상품권의 문제점과 해법 등을 5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가맹점들, “환전액 제한은 탁상행정 발상”

    2. 회전율 낮아 지역경제 ‘돈맥경화’ 심각

    3. 강원도, 발행만 치중...전시행정 ‘표본’

    4. 강원도, 가맹점 불편 외면...해결 시급

    5.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성공 지자체를 가다

     

    3. 강원도, 발행만 치중...전시행정 ‘표본’

    강원도가 발행하는 강원상품권(종이)은 한번 환전한 후 폐기 처분하도록 규정돼 있어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원도가 2017년부터 8월 초까지 유통한 권별 지류 강원상품권 발행매수는 △5000원권 156만매 △1만원권 978만매 △5만원권 1948만매 등 총 1328만8000매다.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2030억원(모바일 상품권 제외)에 이른다.

    강원상품권은 환전이 완료되면 1년간 보관(복사본은 5년)한 후 보관기관이 지나면 폐기처분을 한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강원상품권은 발행 규모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장당 100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현재 1328만매 이상의 상품권이 발행되고 환전이 완료된 상품권을 모두 폐기할 경우 13억2880만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지역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도민 혈세 13억여원을 낭비하는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MS투데이는 강원상품권 발행에 투입된 정확한 예산을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에 여러차례 질의를 했으나 대답을 회피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반면 경기도의 경우 종이 상품권을 발행하지 않고 체크카드 등을 통해 지역상품권을 운용하고 있다. 지역화폐를 담당하는 경기도청 소상공인과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4월부터 카드로 지역화폐를 넣고 다닐 수 있게끔 카드발행을 시작한 후 종이 지역상품권 유통량을 줄여나갔고, 현재 종이상품권은 더 이상 유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번 쓰고 폐기하는 강원상품권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경우 훼손되지 않는 한 화폐(지폐)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발표한 ‘2019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를 보면 △1000원권 53개월 △5000원권 49개월 △1만원권 127개월 △5만원권 162개월로 조사됐다. 지폐의 유통수명은 신권을 발행한 후 시중에서 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환수될 때까지의 기간이다.

    시중에 통용하는 지폐가 최소 49개월 이상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강원상품권의 수명은 지나치게 짧다. 이 때문에 강원상품권은 명목만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를 내세우고 실상은 발행비용을 도민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형원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 위원장은 “강원상품권 종이형을 계속 발급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지난해 말 강원상품권 지류를 없애는 방향으로 의원들 간 논의를 했지만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당시 종이형을 없애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상황이 호전되면 종이형 상품권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의회의 이같은 지적에도 강원도의 강원상품권(종이) 발행 정책은 요지부동이다. 강소라 강원도 사회적경제과 사무관은 “종이 상품권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어 발급하는 것이지 예산 낭비가 아니다”며 “모바일을 지류보다 더 늘려갈 계획이지만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minsu@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