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에 방치된 철탑과 컨테이너⋯관할 지자체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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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공원에 방치된 철탑과 컨테이너⋯관할 지자체는 '나 몰라라'

    • 입력 2023.11.27 00:02
    • 수정 2023.11.27 11:40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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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하중도 수변생태공원에 컨테이너와 철탑, 각종 자재가 방치돼 있어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공원이 관리 소홀로 인해 의암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하고 자연 생태 환경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관리주체이자 관할 지자체인 춘천시는 주민 불편은 물론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설치한 주체가 치우지 않은 것이라며 손을 놓은 채 방치하고 있습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2020년 강원자치도와 춘천시가 7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춘천 하중도 수변생태공원. 

    의암호 가운데 있는 하중도 남단 2만244㎡ 일대에 둘레길과 산책로, 산과 호수 풍광을 담는 포토존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자연 속에서 편히 쉬어가는 시민 휴식공간이자, 공연 예술 축제의 실험 무대 등으로 활용돼 도심 속 힐링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개장 후 4년이 지난 현재 생태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공사 흔적처럼 남아있는 컨테이너, 버려진 오토바이, 각종 자재 등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어 이용자의 불편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우려된다는 이유입니다. 

    춘천 하중도 수변생태공원 산책로에 컨테이너와 각종 자재가 방치돼있어 이용자의 불편과 사고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하중도 수변생태공원 산책로에 컨테이너와 각종 자재가 방치돼있어 이용자의 불편과 사고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하중도 수변생태공원에 오토바이 등 각종 자재가 버려져 있어 의암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하중도 수변생태공원에 오토바이 등 각종 자재가 버려져 있어 의암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인터뷰 - 김혜진 / 춘천시 소양동]
    "일주일에 5일 정도 (산책하러) 와요. 저렇게 큰 구조물들이 있으면 강아지들이 1순위로 걱정이 많이 되고요. 저희도 산책하는 동선에 있어서 하중도 생태공원을 모두 누리고 싶은데 그곳을 피해 다녀야 하니까 (안 좋죠.)" 

    관리 부재가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공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아름다운 경관도 망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물 위에 우뚝 솟아있는 철탑과 나무를 휘감고 길게 이어진 전선 줄 등은 자연 생태 환경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 - 조성원 / 강원자연환경연구소 소장]
    "(활용도 없는) 철탑을 세우기 위해서 양옆에 철사 줄이 쭉 연결됐는데 새들이 날아가다가 부딪혀서 날개를 다치거나 부상으로 폐사될 염려도⋯시민이 와서 힐링하는 공간인데 흉물스럽고 그래서 빨리 치웠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한 대학의 수변 공간 영상 구현 실험으로 사용된 철탑. 민선 8기에 들어서며 본래의 목적을 이어가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관리주체인 춘천시는 해당 구조물의 필요성과 활용계획도 검토하지 않은 채, 설치 주체가 치우지 않은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손을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 확인 결과 해당 철탑은 2020년 한 대학의 수변 공간 영상 구현 실험에 대해 강원자치도와 춘천시가 관심을 보여 장소를 제공해 조성됐습니다. 경관 조성과 관광 사업으로 활용할 목적이었지만,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단체장이 바뀌고 관심이 사라져 본래의 목적을 이어가지 못한 것입니다. 

    2020년 경북대학교가 진행한 수변 위 허공 영상투사 실험 당시 모습. (사진=경북대학교)
    2020년 경북대학교가 진행한 수변 위 허공 영상투사 실험 당시 모습. (사진=경북대학교)

    [인터뷰 - 류재하 / 경북대학교 교수]
    "(철탑은) 수변 하늘 공간에 영상을 연출하는 것입니다. 그때 당시에 춘천과 강원도가 이것을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장소를 제공하고 (진행) 했었는데 시장과 도지사가 바뀌면서 유야무야된 상태⋯엄청난 인력과 세월과 돈이 파묻혀 있는데 그것을 그냥 철수하기에는 (아깝죠.)

    관광 사업과 공공행정의 체계성과 연속성이 사라지면서 주민 휴식공간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박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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