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에서 길을 찾다] 3. 지역 문제 해결 ‘열쇠’…색깔 다양해졌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협동조합에서 길을 찾다] 3. 지역 문제 해결 ‘열쇠’…색깔 다양해졌다

    협동조합, 지역사회 자립 회복하고 경제 활성화
    업무 다양성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 확대 역할
    사회적 협동조합, 각종 사회문제·환경문제 해결

    • 입력 2021.04.29 00:03
    • 수정 2021.05.12 15:37
    • 기자명 박수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협동조합의 긍정적인 효과로는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이익 창출 등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의의는 기존의 시장경제 원리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모여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다.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정책기획국장을 맡았던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합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소득증대 및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통합 △인구 증가 △인적자원 개발 △환경문제 유발 축소 등을 꼽았다.

    일례로 우리영농조합법인은 농자재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농민주유소 운영을 통해 면세유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농민한우는 한우농가의 참여와 협동으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원을 만들어냈으며, 최근에는 춘천시의 로컬푸드 인증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농업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 협동조합은 지역주민에게 고임금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정규직 형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협동조합의 의의는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모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셔터스톡)
    협동조합의 의의는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모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셔터스톡)

    ■협동조합, 공공문제 해결·업무 다양성 확대 역할해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신나는 협동조합’은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과 먹거리 신뢰도 하락, 교사의 자질 문제 등 공공 보육의 한계를 아이들의 부모가 직접 해결하기 위해 나온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시작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운영하는 이 어린이집은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의미로 출발한 작은 기업체였지만 이후 아이와 부모, 부모와 교사, 교사와 아이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소통을 강조하며 올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설립됐기 때문에 공공 보육의 문제점을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부모끼리 모여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며, 아이들 교육과 어린이집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효과를 낳고 있다.

     

    신나는 협동조합 활동 사진.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신나는 협동조합 활동 사진. (사진=신나는 협동조합) 

    같은 직업군끼리 공통된 목적의식으로 만든 협동조합도 있다. 올해 2월 ‘마을 돌봄’을 위해 간호사들이 설립한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이 그 예다.

    흔히 간호사를 생각하면 병원에서 일하는 직업군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들 간호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 돌봄과 노인 돌봄에 대한 지역사회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범 운영을 하기 시작한 ‘케어카페’에서 일하던 이들이었다.

    이 카페는 간호사와 마을돌봄 활동가 등 의료복지에 관심이 높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운영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의료상담과 당뇨, 혈압 측정 등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새로운 의료·복지 서비스 모델이다.

    이들은 케어카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했지만, 이로 인해 간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업무를 ‘돌봄’이라는 영역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역시 협동조합이기에 획득 가능한 성과다.

    ■다중 이해관계자 협동조합, 지역사회 기여 충실

    다른 이해관계자들끼리 공통된 관심사로 모여 설립한 다중 이해관계자 유형의 협동조합도 주목받고 있는 모델이다. 음향, 무대, 조명, 인형극, 기획 등 문화산업의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화창작협동조합’은 지역문화 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교육활동을 통해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꾀한다.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부상조, 안정적인 일자리 확충을 통해 지역에 사회서비스 제공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또한 영상, 사진, 모션디자인, 구성작가, 웹툰작가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전문인력들로 구성된 ‘미디어콘텐츠그룹 협동조합 아이펀’은 지역사회의 관광, 문화, 역사 관련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공동 연구 개발하며 관공서와 기업, 학교 관련 홍보영상 제작과 더불어 방송 cf 촬영, 이벤트 현장영상중계,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그룹 협동조합 아이펀’ 활동 사진. (사진=아이펀)
    ‘미디어콘텐츠그룹 협동조합 아이펀’ 활동 사진. (사진=아이펀)

    ■사회문제·환경문제 해결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영리목적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조합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 ‘봄내시민평화센터’는 학교폭력과 가정폭력, 층간소음 등으로 인한 갈등 상황의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 갈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조합원은 상담사, 경찰, 교사, 은퇴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소한의 운영자금이 모일 때까진 수익을 조합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 협동조합은 올해부터 대학생이나 청년이 이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다른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한살림춘천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환경 관련 실천가들을 주체로 쌀 이용 촉진, 병 재사용 운동뿐만 아니라 제로웨이스트, 되살림 운동 등 지역 자원순환과 관련된 각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이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외부 의존을 줄이고 자립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에 기반을 둔 인력과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순환경제를 활성화하는 핵심이다. 또한 교육, 돌봄, 환경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동력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니즈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지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어가는 열쇠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