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있어도 수소가 없네⋯‘수소차 충전 대란’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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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전소 있어도 수소가 없네⋯‘수소차 충전 대란’ 재현

    수소차 연료 공급 차질, 지난해 대란 재현
    충남 당진 수소생산 설비 3대 중 2대 고장
    24일 춘천 한 충전소 수소 없어 영업 중지
    춘천시 수소차 보급률 급감, 중고 매물 급증

    • 입력 2023.11.26 00:02
    • 수정 2023.11.29 00:04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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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춘천휴게소(부산방향) 수소충전소에 수소 재고 없음을 알리는 팻말이 걸려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4일 춘천휴게소(부산방향) 수소충전소에 수소 재고 없음을 알리는 팻말이 걸려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수소차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충전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수소충전소에 수 시간 대기열이 생기는가 하면 재고 소진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안 그래도 부족한 인프라에 충전 비용까지 오르자 중고시장엔 수소차 매물이 급증하는 등 차주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24일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충남 당진 수소생산 설비 고장으로 수소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 여파로 춘천을 포함한 중부지역 일부 충전소에서는 지난해 7월 일어났던 충전 대란<관련 기사 : “충전을 하고 싶을 뿐인데” 수소차주들은 오늘도 전쟁 중>이 재현됐다.

    실제 지난 23일 춘천휴게소(부산방향) 수소충전소에 연료 공급 트레일러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업시간 전부터 차량 20~30대가 줄지어 기다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1시간당 10대 정도 충전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대기 차량이 20대만 있어도 2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연료탱크 용량의 절반 수준인 3㎏ 제한이 걸렸다.

    심지어 24일에는 수소 공급 트레일러가 오지 않아 영업조차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충전소를 찾은 한 차주는 “생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 며칠째 충전하지 못했는데, 거의 연료가 동난 상황이라 난감하다”며 “지난번 충전 대란 때 5시간을 기다리곤 했는데, 앞으로 계속 이러면 수소차를 못 끌 것 같다”고 한탄했다.

    춘천동내 수소충전소도 이날 오전 8시와 오후 3시쯤 수소 트레일러가 왔지만, 2시간도 안 돼 동이 났다. 오후 5시 이후로는 춘천 일대에서 수소차 충전이 아예 불가능했던 것이다.

    ‘수소 충전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주요 수소 생산업체인 현대제철 충남 당진 수소생산 설비 3개 중 2개가 고장 나 공급량이 충전량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산 라인이 언제 복구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춘천휴게소 수소충전소 관계자는 “하이넷 쪽에서 수리하는데 한 달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들었다”며 “그때까지 충전량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춘천지역에 벌어진 수소 충전 대란. 최근 수소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대란이 재현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지난해 7월 춘천지역에 벌어진 수소 충전 대란. 최근 수소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대란이 재현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이처럼 툭 하면 충전 대란이 벌어지는 데다 충전요금도 급등하는 등 불만이 커지면서 수소차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춘천시 보조금을 받고 출고된 수소차는 31대에 불과하다. 당초 목표 대수(100대)의 31%에 불과한 수준이다.

    수소차를 중고시장에 내놓는 운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2021년~2023년 친환경차 신차·중고차 판매량’을 보면 수소차(현대 넥쏘)의 거래 가운데 25.8%가 중고차였다. 이는 지난해(8.5%)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수소차를 중고로 내놓는 운전자들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5년째 수소차를 몰고 있는 춘천시민 최모(43)씨는 “처음 차를 살 때만 해도 충전비용이 1㎏당 5000원까지 떨어진다는 이점이 있어 구매했지만, 최근 9900원까지 올랐다”며 “자동차 기초 인프라인 충전 관련 문제까지 매번 생기니까 내연기관 차량으로 돌아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박찬기 수소경제정책관 주재 중부지역 수소충전소 수급 상황 관련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정상 가동 중인 다른 지역 생산설비에서 여유 물량 공급을 요청하고 업계·유관기관· 지자체 간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수급 상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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