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김~치!" 세월의 희로애락 담긴 장수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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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 김~치!" 세월의 희로애락 담긴 장수사진 '찰칵'

    • 입력 2023.09.17 00:01
    • 수정 2023.09.19 00:19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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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한복과 양복을 차려입고 고운 화장까지 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장수사진을 찍기 위해서인데요. 춘천시청 사진동호회가 매년 진행하는 재능기부로 올해는 효자동과 교동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함께 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사진이라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가족의 기억에 남게 될 모습이기에 이내 환한 웃음을 지어주신 어르신들의 장수사진 촬영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춘천의 한 스튜디오에서 모델을 꾸미는 손길들이 분주합니다. 

    붉은 립스틱과 한껏 힘을 준 머리 등으로 곱게 단장한 오늘의 주인공은 여든이 훌쩍 넘은 어르신들입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매거나 고운 한복까지 차려입고 조명 앞에 앉은 어르신들. 낯선 상황이 부끄럽고 어색하지만 이리저리 둘러보며 옷매무시를 하는 모습은 여느 때보다 진지합니다. 

    [인터뷰-김명규(89세) / 춘천 효자동]
    "이렇게 사진 찍고 여기 (스튜디오에) 들어와 있으니까 좋고 마음은 조금 이상해요. 영정사진을 찍는다고 하니까 마음은 조금 착잡해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보람이죠."

    [인터뷰-김정원(88세) / 춘천 효자동]
    "건강하게 살아왔는데 (장수사진 찍고) 남은 생도 건강하게 살고 가야겠다는 생각하고 있죠. 개인이 해야 할 것을 전부 다 알아서 해주니까 고맙죠."

    효자동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몇 년 만에 꺼낸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장수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효자동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이 몇 년 만에 꺼낸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장수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누군가 생의 마지막에 사용될 장수 사진 촬영.

    다소 엄숙할 것 같은 현장은 예상과 달리 환한 미소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굽이굽이 지나온 어르신들의 세월과 남은 가족들에게 기억될 모습을 더욱 밝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드리고 싶은 봉사자들의 노력입니다.
     
    [인터뷰- 고관춘 / 춘천시청 사진동호회 회장]
    "상갓집에 가보면 장수사진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인위적으로 한 사진이 있어 굉장히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춘천시청 사진동호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사진이라도 남겨드리면 좋지 않나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춘천시청 사진동호회와 새마을문고중앙회 춘천시지부 등의 봉사자들은 3년 전부터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매년 장수 사진 재능 기부를 이어오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의 세월을 담아드릴 계획입니다. 

    춘천시청 사진동호회와 봉사자들이 효자1동과 교동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찍어드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청 사진동호회와 봉사자들이 효자1동과 교동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찍어드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건강한 삶을 응원하는 장수사진.

    긴 여정을 숨 가쁘게 지내 온 어르신과 가족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추억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됐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영상‧편집 박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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