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춘천에 공사하는 곳이 부쩍 많아졌다고 느낍니다”며 “운전을 하다보면 (공사로 인한 비포장 등으로) 덜컹거리는 곳이 많아 엉덩이가 아플 지경이에요.”(택시기사 조정만씨)
올해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춘천에서 도로를 막아놓고 사용하는 도로 점용 공사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 6월부터 7월 14일까지 도로 점용을 허가한 공사는 53건이다. 상수관로 매설과 하수관로 매설, 하수시설물 보수, 정밀여과장치 설치 등 시 사업에 더해 지중화, 통신관로 매설 등 여러 기관 공사들까지 포함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에 비해 약 342% 증가했다.
문제는 공사가 시민들이 지나는 횡단보도나 보도블록 위에서 진행되면서 시민 통행로가 도로로 바뀌는 등 안전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도로 통제와 차선 변경으로 인한 교통 체증, 먼지에 흙탕물까지 발생해 시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사현장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은정 씨는 “흙탕물이 발에 들어가고 출퇴근 시간도 두 배 이상 걸린다”며 “보행공간이 없어져 도로로 비켜가는데 비가 올 때는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주부 이예림 씨는 “출근 시간대 후평동 인근 공사로 차선 한 개가 통제돼 차가 꼼짝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아이 등원에 불편을 겪으면서 시민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시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시공이 어려워 사업을 마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장마철에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전년도 겨울에 실시 설계를 하면 다음해 시의회에서 예산이 확정, 3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후 사업을 조율하고 진행하다 보면 여름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공사를 가을에 진행할 경우 사업기간에 동절기가 포함돼 품질관리 문제 등으로 사업 종료기간인 12월 이전 마무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복합적인 문제로 공사 기간에 우기가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며 “짧은 공사의 경우 일정을 조정해 우기에 발주를 하지 않고 대규모 공사는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