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오지된 춘천 상중도 "버스도 안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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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오지된 춘천 상중도 "버스도 안 다닌다"

    • 입력 2023.06.20 00:01
    • 수정 2023.06.23 08:08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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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레고랜드에 인접한 상중도 주민들이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시설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조성에 따라 2018년 춘천대교 건설 등이 추진돼 주민들은 접근성 개선을 기대했지만, 기존에 시내를 잇던 뱃길과 임시교량만 철거된 채 교통편의가 개선되지 않아 주민들의 발이 묶인 것입니다. 당연한 권리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젊은층은 모두 시내로 떠나 마을 인구는 절반가량 줄고, 그나마도 남아있는 노년층은 시내 병원 등을 가기 위해 비싼 택시를 이용하거나 약 5km를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춘천 도심에 인접해 있고 레고랜드가 조성된 하중도와 교량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중도.
    한때 1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했지만, 현재는 절반가량 줄어 50명 남짓에 불과합니다.
    춘천대교 건설과 레고랜드 준공으로 마을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뱃길에 이어 13년 동안 이용하던 임시교량까지 철거돼 자가용 없이는 이동권 보장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광성 춘천시 상중도(근화동 22통) 통장 ]
    “여기는 교통수단이 없으니까 학생들이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전부 신사우동이나 시내로 나가죠. 옛날에 여기 임시 대교에 있을 때는 택시가 시내에서 왔는데, (지금은) 타고 가는 것보다 오는 시간이 더 길어요. 바쁘고 이럴 때는 (택시도) 왕복 요금을 내야 해요.”

    남아있는 주민 대부분은 수십 년간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노년층.
    몸이 아파 병원을 가거나 지인을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려면 5km 정도를 걸어야 하고, 농사에 필요한 인력을 고용하려 해도 교통 불편 등으로 채용이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규식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제가 보기엔 완전히 도심 속 오지죠. 친구 보러 오려면 교통수단이 없기에 자가용 아니면 방법이 없어요. 대리 기사를 불러도 웬만하면 안 옵니다. 여기는. 오는 거리 가는 거리 상당하기 때문에···. 레고랜드에 어차피 버스가 들어오니까 그 버스 조금 연장해서 마을회관 경유해서 가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교통 취약지에 지원되는 ‘희망택시’ 제도가 있지만 ‘여러 명을 모아서 이용하라’해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택시 지원금 등 실질적인 교통비 지원도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인터뷰- 이광성 춘천시 상중도(근화동 22통) 통장 ]
    “제가 교통비를 달라고 계속 (춘천시에) 요구했더니 안된대요. 대한민국에서 아마 상중도 같이 이런 곳은 없을 거야. 하여간 춘천시에서 주민을 위한 행정이 전혀 미치지 않는 곳이라고 보면 돼요.”

    춘천시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하반기 삼악산 케이블카와 레고랜드를 잇는 버스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상중도 연결은 검토되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삶의 터전인 상중도가 기본 권리인 이동권의 사각지대인 놓이면서 ‘도심 속 오지’로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영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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