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레고랜드 책임자였던 고위 공무원 사망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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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재구성] 레고랜드 책임자였던 고위 공무원 사망 미스터리

    2일 실종, 8일 오후 2시 A씨 시신 발견
    참고인 조사 앞둬, 내용은 밝혀진 바 없어

    • 입력 2023.02.10 17:44
    • 수정 2023.02.13 00:06
    • 기자명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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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숨진 채 발견된 전 강원도청 고위 공무원 A씨가 2014년 레고랜드 추진단장을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8일 숨진 채 발견된 전 강원도청 고위 공무원 A씨가 2014년 레고랜드 추진단장을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 레고랜드 관련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실종된 전 강원도청 고위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황상 검찰 출석과 관련해 부담을 느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A씨가 어떤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는지, 그런 선택을 할 정도로 큰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관련기사: 실종됐던 전 강원도청 공무원, 삼악산서 숨진 채 발견>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참고인 조사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전 5시쯤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4일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8일 헬기 1대와 수색용 드론 2대, 경찰 수색견 2마리, 기동중대 등 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등선폭포 일대를 수색한 끝에 오후 2시쯤 폭포 인근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추락사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나 메모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A씨가 참고인으로 소환됐으나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A씨 사망 직후 일부 언론을 통해 “A씨가 레고랜드 ‘진정 사건’에 관한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확실하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해 11월 레고랜드와 관련한 진정 사건을 접수해 춘천지검으로 보냈다고 한다. 진정서는 보통은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내기 위해 제출한다. 본지가 10일 검찰측에 A씨와 관련된 사건이 무엇인지 문의했지만 검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A씨는 2014년 레고랜드 추진단장을 역임했고 이 해에만 레고랜드 업무를 맡았다. 이 때문에 사건 내용은 2014년 A씨가 레고랜드 지원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을 당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14년은 레고랜드 착공을 앞두고 사업 예정지에서 청동기시대 유물과 유적이 다수 발견돼 문화재 보존과 환경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레고랜드와 관련해 알려진 사건은 아래 네 가지이다. 대검이 춘천지검에 사건을 보낸 시기를 고려하면 A씨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사건 참고인으로 소환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씨가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던 레고랜드와 관련한 새로운 사건이나 범죄 혐의와 관련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고랜드 중단 촉구 범시민 대책위원회 고발 사건
    2019년 8월, 2020년 8월, 2021년 3월 총 세 차례에 걸쳐 강원도 집행부 등을 배임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

    ▶중도유적 보존 범국민연대회의 고발 사건
    2021년 3월 강원도 집행부 및 문화재청장 등을 직무유기 및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박기영 강원도의원 고발 사건
    2022년 11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를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춘천촛불행동&민생경제연구소 고발 사건
    2022년 12월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 특정범죄가중법상 국고 손실,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고발

    이욱재 전 글로벌사업단장이 2018년 레고랜드 사업 비리 의혹으로 확정판결(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0만원)을 받으면서 당시 이 전 단장과 일했던 A씨는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도 같은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A씨는 레고랜드 추진단장을 지낸 후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민선 7기 첫 춘천부시장을 역임했다. 2020년 1월 강원관광재단설립준비단장으로 발령 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신상의 이유로 정년 2년을 남긴 채 명예퇴직했다. 

    [서충식·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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