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동안의 비결, 여름 자외선만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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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몸 사용설명서] 동안의 비결, 여름 자외선만 피하세요

    • 입력 2022.07.22 00:00
    • 수정 2022.11.09 14:20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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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얼굴은 나이를 보여주는 징표입니다. 그럼에도 좀 어려 보이는 분들이 있어요. 피부 역시 건강관리처럼 좋은 습관이 쌓여 만든 결과물이거든요.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여름을 잘 나는 겁니다.

    뙤약볕이 피부를 늙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외선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태양에 직접 노출돼 10분이 지나면 피부 손상이 시작된다는 군요. 약 68%의 사람들이 여름에 첫 주름이 나타난다고 하니 20대라고 안심할 수는 없어요.

    상대적으로 파장이 긴 자외선A(UVA)는 피부 깊숙이 파고들어 주름을 만듭니다. 반면 파장이 짧은 자외선B(UVB)는 피부에 화상을 입혀 색소침착과 함께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햇빛의 높은 온도 역시 피부에는 적입니다. 피부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부층의 수분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피부 가뭄으로 세포가 활기를 잃어가는 거지요.

    자외선은 1801년 독일 의사인 요한 빌헬름 리터에 의해 발견됐어요. 그는 프리즘을 사용해 햇빛을 쪼갠 뒤 염화은에 젖은 종이에 비춰봤습니다. 그랬더니 가시광선의 보라색 끝부분이 검게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강력한 빛(100~400㎚ 파장)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100년 가까이 자외선이 피부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1890년대 들어서 피부색소 침착이나 피부의 각질화, 그리고 농부나 어부들이 도시인보다 피부암에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로소 관련 연구논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피부는 바깥쪽부터 표피, 진피, 그리고 지방층(피하층)으로 구성돼 있어요. 이중 표피는 대부분 각질 형성 세포이므로 일정한 주기로 교체됩니다. 표피는 세균과 같은 외부 침입자를 방어하지만 햇빛 차단기능도 있지요. 기저층에 있는 멜라닌세포가 활성화하면서 피부를 갈색으로 물들여 자외선을 흡수하는 겁니다. 게다가 피부가 두껍게 각질화해 햇빛을 차단하기도 하고요.

    피부 나이를 결정짓는 층은 진피입니다. 진피에는 엘라스틴이라고 하는 탄력섬유가 매트릭스처럼 조밀하게 짜여 피부를 탄탄하게 유지시킵니다. 한국 사람은 서양인보다 비교적 진피가 잘 발달해 있죠. 나이 들어서도 잔주름이 많지 않아 동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자외선은 이처럼 콜라겐으로 구성된 엘라스틴 조직을 융단폭격합니다. 마치 도시가 파괴되듯 섬유조직이 끊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지요. 특히 이곳에는 감각을 느끼는 신경종말과 땀샘, 피지샘, 모세혈관 등이 있어 자외선에 손상되면 복구까지 상당 시일이 걸려요.

    마지막으로 두툼한 지방층입니다. 지방층이 무너지면 큰 주름이 생기고, 중력에 의해 늘어져요. 젖은 골판지처럼 피부가 처지면서 눈초리와 입꼬리가 내려가 무뚝뚝한 인상을 만듭니다. 광노화란 이렇게 탄력섬유와 지방이 줄면서 피부가 얇아지고, 건조함까지 더해 마른 논바닥처럼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다 색소가 침착돼 피부가 칙칙하게 변해갑니다.

    자외선차단제는 이제 사철 필수품이 됐어요. 하지만 자외선차단제 사용에도 요령이 필요해요.

    먼저 선크림과 선블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선크림은 유기화합물을 사용한 제품으로 피부에 스며들어 자외선을 흡수, 열로 방출합니다. 피부 흡수성이 좋다 보니 바르기 좋고, 자외선 차단효과도 뛰어나지만 화학성분의 유해성이 거론되기도 하죠. 따라서 피부가 민감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 어린이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선블록은 산화티타늄이나 산화아연 등 광물에서 얻은 미네랄 성분을 사용해 자외선을 반사시킵니다. 피부에 잘 흡수되지 않고 하얗게 밀리다 보니 여성들에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합니다. 다만 피부 자극이 적어 어린이나 민감성 피부에는 적당해 보입니다. 두 제품 모두 사용 후 꼼꼼히 세안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SPF와 PA지수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SPF는 자외선B를, PA는 자외선A를 차단한다는 뜻입니다. SPF에 붙은 숫자는 해당 숫자만큼 자외선의 양이 n분의 1로 감소한다는 것이고, PA 뒤에 붙는 +는 차단 효과가 배가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컨대 SPF30에 PA++이면 자외선B가 30분의 1, 자외선A는 4배 정도 줄일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외출할 때는 기상청 날씨 누리 홈페이지에서 매일 발표되는 자외선지수를 보는 것도 참고가 됩니다. 지수가 높을 때는 외출시간을 줄이고, 긴소매와 모자, 선글라스를 반드시 챙기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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