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캠핑 흔적이 흉물로’ 몸살 앓는 중도물레길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불법 캠핑 흔적이 흉물로’ 몸살 앓는 중도물레길

    중도물레길 인근 산책로 불법 캠핑족으로 몸살
    무단점거 텐트 철거에도 2개동 남아 흉물로
    “허가받지 않은 노지 캠핑·차박은 불법”

    • 입력 2022.07.16 00:00
    • 수정 2022.07.18 00:15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일 찾은 '춘천중도물레길' 산책로 인근 부지. 출입구가 폐쇄됐으나 무단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 아래 숯덩이 등 취사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14일 찾은 '춘천중도물레길' 산책로 인근 부지. 출입구가 폐쇄됐으나 무단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 아래 숯덩이 등 취사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본 부지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야영 금지, 캠핑 금지, 취사 금지, 무단점거 금지, 외부인 출입금지⋯“

    14일 오전 방문한 ‘춘천중도물레길’ 산책로 일대. 잔잔한 의암호를 푸른 산들이 둘러싸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이곳에 통제선과 의미심장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통제선과 안내문 뒤로는 먼지와 벌레로 뒤덮인 텐트 2동과 트레일러 1대가 보였다. 인근 부지에는 불을 피운 흔적인 숯덩이도 나뒹굴었다.

    춘천중도물레길은 삼청동 일대 수변공원부터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이어지는 산책코스다. 춘천 의암호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이곳은 지난해부터 몰려온 캠핑족들로 몸살을 앓았다. 허가받지 않은 구역에서 캠핑을 하는 것은 불법이며 단속 대상이다. 현재 단속이 이뤄지면서 캠핑족은 줄었지만, 여전히 철거되지 않은 텐트 2동과 트레일러 1대가 흉물로 남아 있었다.

    캠핑족들은 정식 캠핑장이 아닌 노지(露地·지붕 등으로 가리지 않은 땅)에서 캠핑하는 것을 ‘노지 캠핑’이라고 부른다. 중도물레길은 노지 캠핑족의 추천 캠핑 장소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캠핑 정보를 다루는 카페에 ‘명소’로 이름을 올렸고, 이곳에서 캠핑한 후기를 적은 블로그 글도 여럿 발견된다.

    캠핑족들은 물레길 산책로 인근 노지에 텐트나 캠핑카를 설치하고 캠핑을 즐겼다. 텐트를 설치해두고 장기간 이용하는 ‘장박텐트’가 속출했다. 도심에 카라반과 캠핑카 전용 주차장이 없어 개방된 부지에 ‘알박기’ 주차하는 차량들도 생겼다. 이들은 바로 옆에서 산책하는 시민들을 두고도 보란 듯이 취사 및 야영을 즐겼다. 

    캠핑카들이 이 부지를 점령한다는 민원이 속출하자 춘천시는 지난 4월부터 무단점거 차량에 이동 명령을 내렸다. 지난 5월부터는 무단점거 중인 텐트와 카라반에 계고장을 붙이고, 철거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부지에는 더 이상 야영객들이 진입할 수 없도록 통제선과 현수막을 설치했다. 

    14일 찾은 '춘천중도물레길' 산책로. 무단점거 텐트들이 속출하자 이동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텐트 2동이 방치돼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14일 찾은 '춘천중도물레길' 산책로. 무단점거 텐트들이 속출하자 이동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텐트 2동이 방치돼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현재는 텐트 2동과 트레일러 1대를 제외한 모든 시설물이 자진 철거한 상태다. 남은 시설물들은 계고장을 부착한 지 2달이 지났으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박텐트 10여 동과 알박기 카라반 10여 동이 난립해 질서를 해치고 있어 이동 명령 조치했다”며 “현재 남은 시설물은 조만간 철거 행정집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더위와 장마로 캠핑족이 주춤한 상태지만, 강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젠가 또다시 캠핑족으로 점령당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제선과 현수막 자체가 산책로 분위기를 크게 망친다는 의견도 있다. 이곳에서 주 2~3회 정도 산책한다는 춘천시민 정모(63)씨는 “캠핑족들이 대낮에도 고기를 구워 먹고, 술판이 벌어져 산책할 때 눈쌀이 찌푸려질뿐 아니라 삼악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미관도 크게 해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은 노지 캠핑을 지속 단속할 예정이므로 물레길 일대에서 캠핑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