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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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입력 2022.07.13 00:00
    • 수정 2022.11.09 14:36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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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요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드라마가 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다. ‘우영우’는 지난 6월 29일 첫 방송 이후 2회 만에 이슈화에 성공했다. 1회 시청률이 0.9%였는데, 지난 7일 방송된 4회에는 5.2%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우영우’를 라이선스 드라마로 방송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큰 인기를 얻는 등 해외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덕분에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의 주가도 하락장 속에서 10%대가 급등하는 등 연일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영우’가 방송되는 ENA가 어떤 방송국이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NA채널은 지난 4월 29일 SKY TV가 채널 리브랜딩을 통해 바뀐 이름이다. ENA는 Entertainment와 DNA의 합성어로,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하는 채널을 지향한다.

    지난 5월 첫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방송한 데 이어 두 번째 드라마인 ‘우영우’에서 시청률과 화제성, 작품성을 모두 잡았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대형 로펌 생존기다.

    자폐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재능을 훌륭하게 발휘하는 콘텐츠는 KBS 월화극 ‘굿 닥터’(2013)의 박시온(주원)과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2017)의 오진태(박정민) 등에서 다뤄진 바 있다.

    그래서 ‘우영우’를 ‘굿 닥터’의 변호사 버전이라는 말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우영우’가 좀 더 디테일하게 진화됐음을 알 수 있다.

    ‘굿 닥터’는 자폐 3급과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청년 박시온이 좋은 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박시온은 사회성이 부족해 소통을 잘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어려운 의학서적 내용이 모두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 머릿속이 백과사전인 것이다. 그래서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 수술 도중에 아무도 보지 못했던 ‘담도천공’을 발견해내는 천재성을 발휘한다. 드라마는 결국 박시온이 천재의사가 되는 영웅담이다.

     

    ‘우영우’도 로펌 회전문을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자신이 좋아하는 고래 이야기를 하지만, IQ 164의 수재형에 빠르고 정확하게 법률 용어들을 풀어낸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만점 가까이 받았으니 그럴 만하다.

    우영우는 선입견에 휩쓸리지 않고 오로지 사건과 사람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니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을 짚어내 소송을 승리로 이끈다.

    뿐만 아니라 ‘우영우’ 3회에서, 자폐 증상이 있는 우영우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동생(김정훈)이 형(김상훈)을 죽인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되는 에피소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폐가 있는 사람을 모두 잘 이해할 것이라는 것이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우영우는 초반부터 난관의 벽에 부딪히며 법무법인 한바다를 떠나기도 했다. 우영우는 김정훈이 “죽는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괴로워하는 순간 이 말이 피해자(형)의 행동일지도 모른다며 새로운 시각을 드러낸 것.

    이 과정에서 자폐아 동생이 의대생인 형을 살해했다는 기사의 댓글에 “지금도 수백명의 사람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 아님’이라는 글에 ‘좋아요’를 누른다”는 내레이션으로 현실의 높은 벽을 체감케 한다.

    무엇보다 우영우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영우앓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은빈은 목소리 톤부터 손짓, 걸음걸이, 눈빛 등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면서 기존 자폐 연기와는 다른 스타일로, 우영우의 진심에 접근하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분명하고 정확한 발음도 큰 무기다. 처음에는 유인식 PD의 배역 제안에 자폐인 연기에 대한 부담으로 거절하다가, 유 PD의 끈질긴 구애로 캐스팅이 성사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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