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지방선거 강원도 기초단체장 선거 중 가장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던 춘천시장선거에서는 선거 전 발표된 MS투데이의 여론조사 결과가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선거를 10여일 앞둔 지난달 20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춘천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육동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응답자 41.6%의 지지를 얻어 오차 범위(±4.3%p)를 넘어선 1위로 예상됐다. 2위였던 최성현 국민의힘 후보는 30.6%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 6·1지방선거 개표 결과 육 후보는 45.62%의 득표율로 최 후보(44.84%)를 근소한 차이로 이겨 당선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0.78%p에 불과했다. 득표수로는 육 후보가 6만1751표, 최 후보가 6만702표로 1049표의 격차를 나타냈다.
MS투데이의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개표 결과의 순위와 정확히 일치했다. 다만 실제 개표 결과는 최 후보가 여론조사 당시보다 14.24%p의 지지율 상승을 나타내면서 초박빙의 승부가 됐다.
이같은 결과는 국민의힘에서 컷오프된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광준 후보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던 응답자 상당수가 실제 투표 당일에는 보수 후보 당선을 위해 최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
MS투데이 여론조사 당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0.2%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 이 후보는 9.53%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렇게 이탈한 이 후보의 표가 대부분 최 후보로 이동하면서 육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선거 일주일 전인 24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춘천을 찾아 이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하며 최 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최 후보는 대통령선거 초창기 때부터 윤 대통령을 위해 일했다. 최 후보가 시장이 되면 그가 요구하는 걸 다 받아주면서 춘천시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장을 두 번 했다가 도지사선거에 출마해 실패했으면 접어야지 (컷오프됐다고) 무소속 출마가 말이 되는가”라며 “정치인은 다 자기 시대가 있다. 그 시대가 가면 후배한테 물려주는 것이 도리고 순리고 이치”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원일보·강원도민일보 등 도내 5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지난달 16~20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최 후보가 31.6%로 1위였다. 이 조사에서 육 후보는 29.3%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4.4%) 내 2위를 달렸다. 3위인 이 후보는 11.1%의 지지를 받았다.
5개사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무응답 비율이 27.9%에 달했다. 부동층으로 분류된 비율이 MS투데이 여론조사(7.6%)에 비해 3.7배 높았다. 이런 부동층의 표가 투표 당일 육 후보와 최 후보에게 이동함에 따라 여론조사가 실제 개표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춘천시장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상혁 기자 sh0293@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