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줄값, 30분 뒤 50만원으로⋯새치기‧고성 난무한 아파트 선착순 계약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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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줄값, 30분 뒤 50만원으로⋯새치기‧고성 난무한 아파트 선착순 계약 현장
  •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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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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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곡지구 민간 임대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29일 오전 현장에서 1~7층 선착순 계약
이틀 전부터 대기 줄 형성, '떴다방' 몰려
'줄값' 300만원에 흥정, 새치기·다툼 발생

“지금 오면 1‧2층 밖에 못 가. 16번 자리 어때? 300만원에 수수료 50만원은 별도.”

29일 오전 9시 10분쯤,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주택전시관 개장을 앞두고 주변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줄을 선 사람뿐 아니라, 먼저 줄을 섰던 사람의 순번을 살 수 있는 이른바 '줄값'을 부르며 매수자를 모집하는 업자들로 주변이 북적였다. 전시관 바로 앞에 있는 풍물시장 공영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만차’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동내면 학곡지구 1블록에 들어설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아파트 일부 가구에 대한 선착순 입주자 모집이 시작됐다. 이 아파트는 10년 민간임대 아파트로 1~7층은 현장에서 선착순 계약하며, 8층 이상 세대는 온라인 청약 접수한다.

모델하우스 주변 긴 줄은 1~7층 선착순 계약을 노리고 방문한 이들이다. 1~7층 입주자 모집이 현장 선착순인데다 계약자는 확정 가격에 10년 후 우선 분양 전환도 가능하다. 이런 공급 방식과 일정이 정해지자 이틀 전부터 주택전시관 앞에 대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29일 오전,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학곡지구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주택전시관 주변으로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사진=권소담 기자) 
29일 오전,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학곡지구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주택전시관 주변으로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사진=권소담 기자) 

이날 아침 춘천지역에는 비가 내리면서 체감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져 쌀쌀했다. 대기 줄 중간중간 캠핑용 간이 의자와 맥주캔, 핫팩이 나뒹굴었다. 지난밤을 새운 이들의 흔적이다.

입장을 50분 앞두고 대기 줄은 이미 300여명을 넘어섰다. 기자가 주택전시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마자 이른바 ‘떴다방’으로 불리는 이동식 중개업자 6~7명이 동시에 몰려왔다. 새로 온 손님을 두고 이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해 12월 학곡지구 '모아엘가 비스타' 아파트 선착순 지정 계약 현장에서도 봤던, 익숙한 얼굴의 업자도 있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떴다방 업자는 16번 자리를 300만원에 제안했다. 수수료 50만원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입장 시간이 임박하자 30분 뒤 다시 찾아와 “같은 자리를 50만원에 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자는 계약을 위해 신분증을 먼저 달라며 기자의 가방을 거칠게 붙잡았다. 30번대 100만원 짜리 자리도 있다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거듭 거절하자 그는 “싸가지가 없다”며 도리어 기자에게 화를 냈다.

 

29일 오전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선착순 계약 현장. 대기줄 중간 중간 떴다방을 통해 새치기 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29일 오전 중해마루힐 포레스트 선착순 계약 현장. 대기줄 중간 중간 떴다방을 통해 새치기 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현장 분위기는 예민했다. “40번대 자리를 샀다”고 주장하는 50대 남성이 대기줄 가운데로 끼어들자 앞뒤 사람들이 항의했고 결국 다툼이 발생했다. 대기줄 앞 쪽에서 “이틀이나 기다린 사람을 바보로 만드냐”는 거친 항의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비를 맞으며 줄을 섰다는 최모(40)씨는 “전세로 새 아파트에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내 왔는데, 이 간절한 마음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이들을 보니 착잡하다”고 말했다.

학곡지구 중해마루힐 포레스트는 중해건설이 추진하는 1114세대 규모의 민간 임대아파트 사업이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2025년 10월이다.

이 아파트 기준층(10~35층) 전세 보증금은 3억4200만원이다. 10년 뒤 분양 전환가격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최저 4억9900만원, 최고가는 5억4100만원으로 결정됐다. 입주자가 확정분양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계약 시 유상 옵션인 발코니 확장(700만원)과 현관 슬라이딩 도어‧주방 세라믹 상판(200만원) 등을 무상 제공한다.

 

29일 오전, 주택전시관 주변으로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줄 밖에 서 있는 일명 '떴다방'들은 '줄값'을 흥정하기도 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온라인 청약 접수는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당첨자 발표는 오는 2일이다. 당첨 이후 동호수 배정은 가~라 군으로 나눠 내달 3~6일 현장에 방문한 참석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지정 계약금은 500만원이다.

분양 관계자는 “물가와 건축비 상승, 화폐가치 하락 등 인플레이션 현상과 공동주택 수요 증가 추세가 분양 전환금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최근 춘천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는 2009년 대비 184% 상승해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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