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사랑상품권 중고 거래 성행…환수·고발될 수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춘천사랑상품권 중고 거래 성행…환수·고발될 수도

    중고거래 커뮤니티 등에서 지역상품권 거래 활발
    현행법·운영규칙 위반으로 환수조치와 고발 가능
    관리·감독할 춘천시는 현황파악 조차 못하고 있어

    • 입력 2021.11.08 00:02
    • 수정 2021.11.09 06:58
    • 기자명 남주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사랑상품권과 강원상품권 등의 개인거래가 지역 상품권 운영규칙에 위배 되는 사항으로 적발 시 환수조치는 물론 고발까지 할 수 있지만, 관리당국은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춘천사랑상품권과 강원상품권은 지난달 기준 각각 400억원과 800억원의 판매량을 보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인기 속에 지역 상품권을 현금화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춘천사랑상품권(사진=남주현 기자)
    춘천사랑상품권(사진=남주현 기자)

    본지 확인 결과,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앱 등에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지역 상품권을 사고, 판다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는 10% 할인된 금액에 구매한 지역 상품권을 5% 정도의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해 차익을 얻으려는 판매자와 월별 판매액 제한으로 지역 상품권을 구매하지 못한 구매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거래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래방식은 지역 상품권 운영규칙에 위배 되는 행위다.

    특히 모바일 지역 상품권의 개인 간 거래는 심각한 현행법 위반이다. 모바일 상품권 중고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위반행위로 같은 법 제49조에 의거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종이류 상품권 역시 춘천사랑상품권과 강원상품권 모두 운영규칙으로 상품권을 현금화(일명 깡)하거나 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춘천시와 강원도는 지난 3월과 10월에 각각 지역 상품권의 부정거래 집중단속에 나서면서 “지역 상품권의 부정거래는 엄격히 금지하며 적발 시 환수와 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달리 관리·감독해야 할 춘천시와 강원도는 개인 간 중고거래에 대해서는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지역상품권을 사고 판다는 글이 꾸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춘천 중고나라' 갈무리)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지역상품권을 사고 판다는 글이 꾸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페 '춘천 중고나라' 갈무리)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춘천시 관계자는 “중고거래 커뮤니티 등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개인 간 중고거래 글을 삭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춘천시 업무 담당자는 전국단위 중고거래 커뮤니티만을 언급할 뿐, 춘천사랑상품권과 강원상품권이 집중적으로 거래되는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는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또 본지 취재진이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대해 알려주자 “현황파악 후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게시글 삭제 등의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도 지역상품권을 사고 파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도 지역상품권을 사고 파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

    이처럼 행정 공백이 발생하는 사이 지역 상품권 중고거래 사기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집 인테리어를 계획하던 장모(44·퇴계동)씨는 인테리어 대금을 지역 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말에 춘천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지역 상품권을 구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장씨는 게시글을 올린 후 오래되지 않아 200만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을 18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둘러 거래를 진행하려 했지만, 수상함을 느꼈다.

    판매자는 “지역 상품권이 모두 모바일 상품권이어서 먼저 입금하면 ‘선물하기’를 통해 상품권을 전달해 주겠다”고 했다.

    큰 금액을 선뜻 입금하기 망설여진 장씨는 직접 만나 모바일 상품권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입금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판매자는 “현재 장기 출장 중”이라며 “언제 춘천에 복귀할지 알 수 없다”고 대면 거래를 피했다.

    수상함을 느낀 장씨는 판매자의 연락처와 계좌번호를 ‘더치트’(온라인 거래 사기 피해 정보공유 커뮤니티)를 통해 조회해 봤다. 그 결과, 판매자의 연락처와 계좌번호가 모두 수차례 사기 이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거래를 중단했다.

    장씨는 “지역 상품권의 중고거래가 불법인 것을 몰랐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이런 사기 피해도 많이 발생할 것 같다”고 제보했다. 이어 “발행처에서 지역상품권의 중고거래가 불법임을 적극적으로 알려 모르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기 피해자가 되는 일을 예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