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문화지!] 하. 추석 연휴 하루쯤 문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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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면 문화지!] 하. 추석 연휴 하루쯤 문화 어때?

    문화도시 춘천, 관객과의 끈 놓지 않아
    문화 향유 기회=지역 발전의 미래 원동력
    추석 연휴, 특색있는 대면 전시 이어져

    • 입력 2021.09.20 00:01
    • 수정 2021.09.29 16:17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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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문화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돌아오는 추석은 방역을 철저히 지키되, 닷새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인 만큼 일상에 치여 억눌러왔던 여가를 즐기는 이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이번 추석, 놓치기 아까운 공연·전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강과 호수가 둘러싼 호반의 도시 춘천의 또 다른 이름은 문화도시다. 올해 초 문화도시로 지정된 춘천은 이전부터 춘천마임축제, 춘천연극제, 춘천인형극제, 춘천SF영화제 등 지역 문화예술을 전국 단위 축제로 이끌고 장르적 유일성을 유지하며 지역 문화예술가와 영감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지역 문화예술은 지역의 품격, 관광산업과의 연계,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직간접적인 자본을 창출한다. 지역 문화 접근성은 예술문화계 키즈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 가치가 크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생각한다면 지역 예술계가 침체되지 않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코로나19로 공연·전시가 축소됐지만 춘천 예술계는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현장성을 놓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춘천 시민들 삶에서 예술영역을 넓히기 위해 수익과 직결되는 관객 수를 줄여서라도 전시·공연을 열어 관객과 대면 소통하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문화가 스며든 도시 춘천으로 초대한다. 

    1. ‘로컬포인트’

     

    이은실 작가가 '로컬포인트' 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강원디자인진흥원)
    이은실 작가가 '로컬포인트' 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강원디자인진흥원)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젊은 디자이너 3인이 각자의 지점(춘천-원주-강릉)에서 지역성을 결합한 실험적인 그래픽을 선보인다. 이들은 각 지역의 특색을 표현하면서도 공통점인 강원도라는 연결된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3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춘천에서 런런레이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은실 대표는 춘천 풍경을 담은 자연 친화적인 작품으로 따뜻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일러스트를 제작했다. 강과 호수 등 춘천 곳곳을 담은 일러스트를 페브릭 달력, 파우치 등과 같은 소품과 친환경 제품에 적용해 춘천이 일상에 스며드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자원순환을 실현한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곽슬미 작가는 원주 대표 특산물인 복숭아와 명소 치악산을 소재로 도시 이미지를 브랜드화한다. 트렌디한 이미지와 디자인으로 지역성을 강조해 평화로운 도시에 매력적인 색채를 더한다.

    강릉의 김예지 작가는 지역의 일상적인 풍경에 관심을 두고 반복되는 모습을 패턴화해 익숙함과 낯섦을 넘나드는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며 관찰한 강릉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작품과 함께 전시해 여러 도형으로 표현된 강릉 모습과 실제 풍경을 비교할 수 있어 감상에 재미가 더해진다.

    이은실 작가는 “전시를 기획하며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처음 소통을 시도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도내 젊은 디자이너들과 더 많은 협업을 시도하며 강원도가 디자인 분야에서 낙후됐다는 인식을 바꾸고, 지역성이 담긴 더 다양한 활동으로 춘천시민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 2021 ‘링크전 나와 너’

     

    '링크전 나와 너'에 참여한 강선주 작가의 2016년 作 '봄이야' (사진=문화공간 역)
    '링크전 나와 너'에 참여한 강선주 작가의 2016년 作 '봄이야' (사진=문화공간 역)

    민족미술인협회 춘천지부의 지속 사업인 ‘링크전’은 소통과 연결이라는 주제로 해마다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 소통의 주체는 ‘나’, 작가 자신이다. 작품은 작가를 나타내는 분신으로,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이자 주체로서 해석된다.

    소통이 부재한 현실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인 나와의 소통을 강조한 전시 주제는 소통의 방향성을 내부에서 외부로 전개한다. 과거는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부분이자 전체로 주체와 타자의 관계 혹은 숨겨진 자아로 표현되는 작가와 작품들의 관계성에 집중한다. 자신과의 소통에서 작품과의 소통으로, 나아가 관람객과의 소통으로 확대되는 소통의 확장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춘일, 김순옥, 장선화 등 춘천지역 원로 작가의 과거와 현재의 작품 두 점이 나란히 비치돼 한 공간에서 작가 20여 명의 과거와 현재를 감상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춘천을 주무대로 창작활동을 이어온 이들의 작품에서 지역과 상호작용하며 발전시킨 지역 작가의 예술 인생을 엿볼 수 있다. ‘링크전 나와 너’는 오는 23일(추석 당일 제외)까지 ‘문화공간 역’에서 열린다.

     

    강선주 작가 최근 作 '봄서정' (사진=문화공간 역)
    강선주 작가 최근 作 '봄서정' (사진=문화공간 역)

    강선주 작가는 “전시를 통해 예전 작품을 돌아보면서 앞만 보고 전진하던 창작활동에 새로운 전환기가 됐다”며 “작품을 보러온 분들이 바뀐 작품 재료, 달라진 기법 등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3. ‘10100: 10년을 기억하고 100년을 상상하다’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갤러리에서 순회전 ‘10100: 10년을 기억하고 100년을 상상하다’가 22일까지(20일 휴관) 펼쳐진다.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에서 시작된 이번 순회전은 춘천을 거쳐 부산에서 마무리된다.

     

    정찬민 작가 '어느 벽 이미지의 앞면'(위·왼쪽), 조가영 작가 '알맹이'(위·오른쪽), 베이스먼트 작가 'BIG TREE'(아래·왼쪽), 이승호 작가 '사려'(아래·오른쪽) (사진=KT&G 상상마당 춘천)
    정찬민 작가 '어느 벽 이미지의 앞면'(위·왼쪽), 조가영 작가 '알맹이'(위·오른쪽), 베이스먼트 작가 'BIG TREE'(아래·왼쪽), 이승호 작가 '사려'(아래·오른쪽) (사진=KT&G 상상마당 춘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오는 청년 작가 10인(권하형, 라오미, 베이스먼트, 우아영, 이승호, 정찬민, 조가영, 조시안, 조진섭, 허현숙)이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며 예술의 다양성과 젊은 예술가의 연대를 모색한다.

    전시는 Part.10 ‘기억’과 Part.100 ‘상상’ 두 가지 주제로 나뉜다. 시간의 흐름과 경험을 재구성한 ‘기억’과 일상 속 장면을 관찰자의 눈으로 재해석한 ‘상상’은 공유한 주제 아래 작품을 연결하면서 평면, 입체, 미디어 등 형식적 다양성을 충족해 신선한 연출을 보여준다.

    춘천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정찬민 작가는 “각 지역의 젊은 작가들과 교류의 물꼬를 트고 소통할 수 있는 연결 지점이 생겨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며 “춘천 시민과 만날 수 있는 전시라 개인적으로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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