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저녁 9시 이후의 시간…낮술로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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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저녁 9시 이후의 시간…낮술로 살아나나

    경영난 피하기 위해 술집서 안주를 정식 메뉴로 제공
    술집들, 낮 술 판다는 홍보 문구 내걸고 영업시간 앞당겨

    • 입력 2020.12.19 00:02
    • 수정 2021.05.12 11:07
    • 기자명 석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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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한 술집에서 안주 메뉴인 두루치기를 점심 메뉴로 내놓고 영업을 하고 나섰다. 맥주잔에는 맥주 대신 물이 가득 담겨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춘천의 한 술집에서 안주 메뉴인 두루치기를 점심 메뉴로 내놓고 영업에 나섰다. 맥주잔에는 맥주 대신 물이 가득 담겨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코로나가 1년간 지속되면서 이젠 한계에 달한 것 같네요. 낮 장사부터 배달까지 새로운 걸 시도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아요.”

    점심시간인 18일 오후 1시 춘천의 한 술집에서 학생들이 계산을 마치고 나섰다. 이들이 결제한 것은 술값이 아닌 안주 메뉴인 두루치기 정식이었다.

    또다른 술집에는 낮 12시부터 점심 영업을 시작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해당 술집의 오픈 시간은 오후 6시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밤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낮 장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술집은 기존에 술과 함께 판매하던 두루치기, 전골 등 안주에 공깃밥을 더해 점심메뉴를 내놓고 손님을 받고 있었다. 또한 500cc잔에는 맥주 대신 물이 가득 담겨 제공됐다.

    낮 장사를 시작한 이주현(48)씨는 “단골손님들이 간혹 찾아와주고 있지만 점심 장사로 큰 수익을 취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한 가정에 가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고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기 위해 낮장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맥주집에서도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정상영업을 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채 장사준비에 한창이었다. 이 곳 역시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일시적으로 오픈시간을 4시간이나 앞당겼다.

    이처럼 춘천 대학가 상권 중심으로 코로나 한파를 피하기 위한 생존전략이 등장하면서 낮 장사를 하는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영업시간을 앞당기고 낮장사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지난 3일부터 28일까지 춘천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밤 9시 이후로 매장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크게는 80~9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오후 5~6시 오픈해서 밤 9시까지 장사를 하게 되면 인건비, 고정지출비 등 손해가 더욱 커져 이 같은 고육책을 쓰게 된 것이다. 

    자영업자 A(53)씨는 “술집의 경우 밤 9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을 더욱 피말리게 하는 것”이라며 “낮 장사까지 시작한 모든 자영업자들은 아마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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