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장-버스노조 줄다리기에 애꿎은 시민만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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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장-버스노조 줄다리기에 애꿎은 시민만 '불편'

    • 입력 2020.04.23 06:55
    • 수정 2020.06.05 17:22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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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버스 이용객이 춘천시민버스 일부 노선 파업으로 대체된 전세버스에 오르고 있다. MS투데이 자료사진
    지난 20일 버스 이용객이 춘천시민버스 일부 노선 파업으로 대체된 전세버스에 오르고 있다. MS투데이 자료사진

    춘천시민버스노조와 이재수 춘천시장 간 갈등의 줄다리기로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올해 들어서만 다섯번째 멈춰서면서 애꿎은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노조 기습파업 "시장 면담 일방적 파기 때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춘천시민버스지회는 22일 소속 조합원 100여명 중 이날 근무하는 조합원 40여명을 주축으로 기습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부터 지역내 25개 노선 105대 버스 가운데 20개 노선의 버스 49대가 결행됐다. 파업 돌입 이후 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13개 노선에 전세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했다.

    노조는 이날 파업이 지난 21일 이재수 춘천시장이 노조와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파기,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천시민버스. MS투데이 자료사진
    춘천시민버스. MS투데이 자료사진

    ◇올해만 다섯번째 파업 '시민 불편'
    이 같은 노조의 기습파업으로 큰 혼란이 빚어지진 않았지만 시민들은 잊을만 하면 이어지는 파업과 시-노조 간 갈등에 불만을 표출했다.

    시민 이모(24)씨는 "며칠 전에는 버스 파업을 미리 알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했는데 오늘은 파업인 줄 전혀 몰랐다"며 시내버스 파업 때마다 매번 불편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날 업무차 춘천을 처음 방문했다는 신모(41)씨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데 전세버스가 와 무슨일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김동찬(34)씨는 "안그래도 춘천시의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 실패로 버스 이용에 어려움이 많은데 이 와중에 노조는 또 다시 파업을 하느냐"며 "노선을 엉망으로 만들고 갈등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춘천시나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하는 노조나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노조의 파업은 지난 20일에도 있었다.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 100여명이 시내버스 완전공영제와 1일 2교대 근무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는 일부 노선에 29대의 전세버스를 투입해 대체 운행하기도 했다.

    버스완전공영제쟁취 강원공동투쟁본부 정홍근 민주버스본부장이 22일 오전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수 춘천시장 면담 파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윤왕근 기자
    버스완전공영제쟁취 강원공동투쟁본부 정홍근 민주버스본부장이 22일 오전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수 춘천시장 면담 파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윤왕근 기자

    ◇갈등은 시민버스 경영난·버스 완전공영제 시행 여부
    이재수 시장과 버스노조 간 갈등의 고리는 '버스완전공영제'다.

    노조는 춘천시민버스가 현재 총 92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며 사채 15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회사의 모든 계좌가 압류 진행 중으로, 당장 파산 신청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영불능'의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버스 운영체계는 민영제와 완전공영제 그리고 준공영제로 나뉜다.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민영제는 수요와 공급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공공서비스 기능을 완벽하게 챙기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완전공영제는 민영제의 정반대 개념으로 자치단체가 버스회사의 소유자가 돼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안정적인 노선운영과 인력수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완전공영제는 도입시 과도한 예산부담으로 '혈세 폭탄 버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재수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준공영제를 거친 단계적 공영제'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노조는 이 같은 공약을 지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장 공약을 지키지 않더라도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라고 압박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이재수 시장은 이날 오후 노조 간부들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노선 개편, 노조-춘천시 대립, 회사 경영난 의혹 등으로 인한 '춘천 버스 몸살'은 지난 총선에서도 여야 후보간 격론을 펼치는 등 춘천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라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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