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밟은 가속페달에 교통사고⋯26살 막내딸, 4명에게 장기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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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로 밟은 가속페달에 교통사고⋯26살 막내딸, 4명에게 장기 기증

    • 입력 2023.11.22 14:41
    • 수정 2023.11.22 15:17
    • 기자명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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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명에게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박래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4명에게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박래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출근길 방심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3일 고대구로병원에서 박래영(26)씨가 4명에게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9월 18일 출근을 위해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량에 치였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차 안에서 서류를 주우려다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고인은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이 사고로 박 씨를 포함해 4명이 다쳤으며, 나머지 3명은 찰과상을 입었다. 박씨는 병원에 이송될 때부터 의식을 잃었고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박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의 치료에도 한달이 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는 박씨를 보며 결국 떠나보내야 할 순간이 왔다는고 생각했다. 이후 남에게 베풀길 좋아하는 박씨의 뜻을 기려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기증원은 경기 안양시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씨는 밝고 활동적이며, 사람을 좋아해 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심성을 가졌다고 전했다. 틈틈이 헌혈과 봉사활동을 하는 등 베풂의 선행도 실천해 왔다.

    박씨의 어머니 이선숙씨는 “래영아, 엄마가 ‘하늘나라 편지’(장기조직기증원 온라인 편지)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에게 글을 쓰고 있어. 네가 그랬잖아. 파랑새 엽서를 엄마한테 써주면서 파랑새처럼 행복하게 살라고. 엄마도 파랑새처럼 살 테니까 너도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박준용 기자 jypar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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