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과 플라스틱 뒤섞여⋯쓰레기로 몸살 앓는 대학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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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과 플라스틱 뒤섞여⋯쓰레기로 몸살 앓는 대학 캠퍼스

    쓰레기 분리배출 사각지대 된 ‘춘천 대학가’
    재활용 쓰레기 분리해 버릴 곳 없거나 관리 미비
    올바른 분리배출 환경 조성과 인식 제고 필요

    • 입력 2024.03.11 00:06
    • 수정 2024.03.18 09:29
    • 기자명 이정욱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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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가 쓰레기 불법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춘천에 위치한 대학 캠퍼스는 여전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한림성심대학교는 건물 밖에서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있는 몇 개의 쓰레기통은 분리배출을 할 수 없다.   

    한림성심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5세)씨는 “캠퍼스 내에 쓰레기를 분리수거함이 있기는 하지만 장애물로 막혀있거나 제대로 표기가 안돼 이용할 수 없다”며 재학생들이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무단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하소연했다.

     

    8일 한림성심대학교.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장애물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8일 한림성심대학교.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장애물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쓰레기 분리장이 있는 대학 캠퍼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새학기 동아리 행사 등으로 캠퍼스에 활기가 가득한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넓은 캠퍼스 곳곳에 쓰레기 분리배출이 가능한 분리수거함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먹다 버린 음식물과 플라스틱, 유리병 등이 한곳에 뒤섞여 버려지긴 마찬가지였다. 

    많은 양의 생활 쓰레기가 배출되는 기숙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강원대학교에 따르면 교내 기숙사 4곳의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2022년 26톤에서 2023년 30톤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켜 먹은 배달용기와 택배 박스, 일반 쓰레기 등이 더미를 이뤄 쏟아져 있었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진동하는 악취에 지나가는 학생들도 눈살을 찌푸렸지만, 치우는 이는 없었다. 

     

    7일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의 한 기숙사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쓰레기들이 혼합 배출돼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7일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의 한 기숙사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쓰레기들이 혼합 배출돼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한림대학교는 쓰레기 분리배출 유도하기 위해 재활용 순환 기계를 비치해 놓았다. 페트병과 음료 캔을 넣으면 포인트를 얻어 현금화할 수 있는 기계로, 인식 제고는 물론 분리배출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몇 년이 지난 현재는 무용지물이었다. 

    한림대학교 재학생 김모(26세)씨는 ”음료 캔을 넣으려면 매번 작동 정지 상태였다“며 ”재활용에 도움 되는 기계인 만큼 많은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쓰레기를 배출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춘천시는 2022년부터 매달 생활 쓰레기 불법 투기 집중 단속의 날을 지정해 운영하는 등 쓰레기 불법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직접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에 나서고, 다회용품 컵 사용 지원 확대와 자원순환 관리사 운영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 등 혼합배출이 적발되면 관련 법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춘천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자체 처리하는 대학교는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학생들이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미관을 개선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켜져야 할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 현장에서부터 인식 수준에 맞는 환경 조성과 실천이 필요해 보인다. 

    이정욱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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