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형 교정의 시작은 ‘발’입니다”⋯교정전문가가 말하는 필라테스의 효과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체형 교정의 시작은 ‘발’입니다”⋯교정전문가가 말하는 필라테스의 효과

    [동네 사장님] 15. 체형 교정 전문 ‘바른 필라테스’
    파티플래너에서 보디플래너로 변신한 이은주 원장
    다이어트보단 ‘체형 교정’, 필라테스에 중점
    “한 번 교정하면 바뀐 체형 몇 년은 유지”

    • 입력 2024.03.10 00:06
    • 기자명 박준용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계동에 있는 바른 필라테스. 각종 1인용 필라테스 도구들로 가득하다. (사진=박준용 기자)
    퇴계동에 있는 바른 필라테스. 각종 1인용 필라테스 도구들로 가득하다. (사진=박준용 기자)

     

    “어? 어깨 틀어졌네요. 인터뷰 끝나면 잠깐 교정받고 가세요.”

    춘천 퇴계동에 있는 ‘바른 필라테스’ 이은주(55) 원장이 기자를 만나자 꺼낸 첫마디였다. 자신을 체형·보행 교정 ‘스페셜리스트’라고 소개한 이 원장은 길을 걷다가도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골반이 뒤틀렸네’ ‘저 사람은 걸음을 교정해야겠다’와 같은 생각을 항상 가질 만큼 체형 교정에 진심이다.

    이 원장은 보통 필라테스에서 중시하는 다이어트와는 조금 거리를 둔 필라테스를 추구한다. 그는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 통증이나 질병은 병원에서 치료해도 재발하기 쉽다”며 “순간의 통증 완화가 아닌 신체 전반을 교정해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바른 체형이 갖춰지면 어떤 운동을 해도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바른 필라테스에서는 6년째 1대1 수업만 진행하고 있다. 사람마다 체형과 보행 습관이 달라 단체 수업은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도 처음부터 체형 교정 전문가는 아니었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잘 알려진 파티플래너였다. 6년간 방송 프로그램, 대기업 행사에서 무대를 연출했다. 

    그러던 중 미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필라테스를 접했고, ‘행사’가 아닌 ‘신체’를 연출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파티플래너에서 ‘보디플래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체형 교정을 다루는 교육 과정도 다양해서 대한요가협회 1급 요가지도사, HPA 체형교정·척추측만 필라테스 정규과정 수료 등 다양한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이 원장을 만나 체형 교정을 위한 필라테스에 대해 들어봤다.

     

    이은주(55) 바른 필라테스 원장이 기구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이은주(55) 바른 필라테스 원장이 기구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Q. ‘체형 교정’을 위한 필라테스는 어떤 건가요.

    보통 필라테스 하면 재활 운동으로 몸의 중추를 맡는 ‘코어 근육’ 강화나, 최근엔 단체 다이어트 운동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그게 틀린 건 아니고, 저는 체형 교정에 집중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고 운동 효과가 없지는 않아요. 온몸의 근육을 강화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필라테스 본연에서 벗어나진 않습니다. 즉, 운동하면서 신체도 자연스럽게 교정하는 일반 필라테스와는 달리 신체 교정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이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게 체형 교정 필라테스라 보면 됩니다.

    체형 교정을 하게 되면 각종 신체적 질병에서 일부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면증을 겪는 분들의 경우, 심리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몸의 균형이 어긋나 누워있을 때 통증으로 못 주무시는 경우가 많아요. 잠든 사이에도 몸이 불편하거나 통증이 생기니 자꾸 깨는 거죠. 그만큼 자세는 우리 몸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Q. 필라테스 하면 ‘코어’가 유명한데 ‘발’을 중시하는 이유가 뭔가요?

    보통 코어라고 하면 복부와 허리(척추)같이 몸의 중심을 지탱해주는 근육을 말하는데요. 당연히 코어가 단련될수록 전반적인 신체 균형을 잡아줘 다른 운동할 때 효과가 커지고, 일상생활 중 쉽게 다치지도 않게 됩니다. 사람은 디스크 등 허리가 다치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그만큼 코어는 신체 중심축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랫동안 신체를 교정하고 연구하면서 코어를 더 빨리, 효과적으로 단련하려면 결국 온몸을 지탱하는 ‘발’을 교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쉽게 말해 올바르게 발을 이용하지 않고 걷게 되면 무릎이 휘고 골반이 뒤틀어지며, 나아가 허리와 목, 어깨까지 틀어져 신체 균형이 무너진다는 겁니다.

     

    족저경을 활용해 발의 무게중심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이은주 원장)
    족저경을 활용해 발의 무게중심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이은주 원장)

     

    Q. 발 교정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족저경(발교정교구)’이라고 해서 몸무게 측정기처럼 생긴 기계가 있는데요. 이걸로 어느 쪽 발로 더 무게를 싣는지 측정합니다. 그다음 걸음걸이를 보고 보폭이나 습관 등을 확인합니다. 신기하게 비슷하게 걷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측정해보면 누구는 오른쪽 약지 발가락을 쓰지 않는다거나 극단적으론 한쪽 발에 대부분의 무게중심을 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릎, 허리, 어깨까지 보면 대부분 발이 지탱하는 방향으로 쏠려있어요. 이를 통해 전체적인 몸 균형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필라테스 동작과 운동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거죠. 즉, 발 진단이 신체 교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처음부터 필라테스 강사를 한 건 아니었다고요.

    처음 사회에 발을 들였을 때 저는 파티플래너로 활동했어요. 나름 서울에서 알아줘서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대기업 행사 등을 많이 연출했습니다. 제가 기획한 파티나 행사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행복했거든요. 하지만 서울의 무한 경쟁사회에 점차 지쳤고, 직업 자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형태로 운영되면서 다른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게 됐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와 쉬기도 했죠. 그러던 중 미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필라테스라는 운동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를 알아갈수록 신체 연출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 제게 너무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신체 교정에 집중했던 건 아니고, 2년 정도 여성 전용 운동센터에서 일하다 2018년부터 바른 필라테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이 체형 교정 중에서도 발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이 원장이 체형 교정 중에서도 발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Q. 1대1 수업만 고집한다고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체형과 습관이 달라 단체수업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익을 생각하면 여러 명을 동시에 하면서 봐줄 수 있겠지만, 결국 교정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거든요. 대부분 체형 교정은 한 달 안으로 진행되고, 그 이후부터는 각자 몸에 맞는 필라테스를 합니다. 한 번만 제대로 교정하면 최소 몇 년 동안은 꽤 오래 자세가 유지됩니다.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제 수강생이 교정되길 바라면서 시간대별로 한 명씩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제 수업료가 1회당 비싼 편에 속합니다. 실제로 가격대가 부담스러워서 찾지 않는 분들도 많이 있고요. 우동착 회원들에겐 1회 측정과 수강료를 50% 할인해서 제게 교정받아보고 결정하면 된다고 하고 있어요. 상업적인 부분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고, 앞으로 제 목표는 필라테스 업계에서 저만의 방식이 인정 받는 것입니다.

    박준용 기자 jypar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5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