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촌에서 철거까지”⋯ 사진으로 보는 춘천 기와집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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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촌에서 철거까지”⋯ 사진으로 보는 춘천 기와집골의 역사

    춘천민예총 8일부터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 개최
    6명 작가가 기록한 기와집골 철거 전후 모습 40여점
    옛 풍경부터 철거 직후 모습 다양, 주민과의 만남도

    • 입력 2024.03.07 00:00
    • 수정 2024.03.08 00:13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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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민예총의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이 8일부터 춘천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열린다. 사진은 전시회에 걸리는 박인호 작가 작품. (사진=춘천민예총)
    춘천민예총의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이 8일부터 춘천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열린다. 사진은 전시회에 걸리는 박인호 작가 작품. (사진=춘천민예총)

    “소양로 기와집골을 아시나요?”

    재개발로 자취를 감춘 소양로 기와집골이 사진과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춘천민예총은 8일부터 춘천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을 연다. 참여 작가는 김하정, 박인호, 이수환, 하종범, 함영식, 홍원기 등 6명으로 기와집골의 옛 풍경을 담은 42점을 선보인다.

    소양로 기와집골은 과거 춘천의 부촌으로 이름을 알렸던 동네다. 양반, 사대부 등 상류층이 거주하는 곳이라 기와집이 많아 기와집골이라 불렸다. 하지만 근대화 이후에는 더딘 개발로 1960~70년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인 준상이네 집이 있던 곳이라 일본 관광객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2021년 9월 완전히 철거됐고 현재는 최고 26층, 10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춘천민예총)
    이수환 작가가 철거 이후 소양로 기와집골을 촬영한 사진. (사진=춘천민예총)

    이번 전시는 재개발을 이유로 역사적, 사회적 자산이 현대식 건물로 대체되는 현실에 주목한다. 이들은 변화는 막지 못해도 누군가는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후대를 위해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예술가의 사명감이다. 

    여섯 명의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표현 방식으로 포착한 기와집골 곳곳의 모습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됫박에 담아 쌀을 팔던 옛 가게를 담은 한 컷부터 기와 위를 넘나드는 고양이까지. 몇해 전만 해도 익숙했지만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풍경들. 재개발이 확정되지 않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기와집들이 사라지고 모래만 남은 철거 이후 풍경까지 다양하다.  

     

    (사진=춘천민예총)
    소양로 기와집골에 있던 옛 쌀집의 모습. 함용식 작. (사진=춘천민예총)

    1층 전시실에 마련된 특별 전시 공간에서는 기와집골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영상도 볼 수 있다.  ‘소양로 기와집골 사람들’을 주제로 철거 직전 기와집골을 공중 촬영한 영상과 철거 이전 기와집골에 살았던 주민들의 생활사를 담은 사진이 비치된다. 민예총은 재개발조합과 연락해 기와집골에 살던 220여 가구 가운데 연락이 닿는 190여 가구를 전시에 초청했다. 방문한 옛 주민이 자신이 촬영된 사진을 찾으면 작품도 선물할 예정이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오는 9일 오후 4시에 열리며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이수환 춘천민예총 사무국장은 “우리가 살았던 생생한 삶의 자취와 기록이 사라지면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지워지게 된다”며 “기록이 남아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살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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