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의 1 가격” 중국발 초저가 공습⋯동네 사장님도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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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의 1 가격” 중국발 초저가 공습⋯동네 사장님도 속탄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국내 잠식 우려
    지난달 월간 활성 사용자수 1000만명 돌파
    의류·생활용품 주력, 소상공인 생태계까지 영향
    지역 소상공인 “고물가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 입력 2024.02.23 00:06
    • 수정 2024.02.27 00:12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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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국내 시장으로 빠르게 침투하면서 지역 소상공인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데다 불법 상품·광고 등으로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애플리케이션(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달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각각 560만명, 460만명이다. 한 달 동안 국내 소비자 5명 중 1명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한 번씩 사용한 셈이다. 두 앱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앱 1·2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발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이유는 박리다매식 ‘말도 안 되는 가격’ 때문이다. 해외 직구 플랫폼인 만큼 배송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만, 그만큼 값이 저렴해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 테무에서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린 스마트폰 케이스, 반바지, 슬리퍼 등을 서너가지를 장바구니에 담아도 채 1만원이 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상품과 비교하면 절반에서 많게는 5분의 1 수준에 판매하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급성장으로 패션·잡화·가전·공산품 등을 팔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급을 열지 않는데, 알리와 테무의 저가 공습으로 이제는 견디기 힘들 지경이라고 호소한다.

    춘천에서 의류 잡화점을 운영하는 A씨는 “소비 침체로 올겨울은 임대료를 충당하기도 어려울 정도인데, 중국 쇼핑몰이 유명해지고부터 장사가 더 안 된다”며 “물건을 보다가 알리에 비슷한 제품이 있는데, 훨씬 싸다. 거기서 사면 된다고 말하는 걸 몇 번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는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이끌고 있다. (사진=테무 갈무리)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는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이끌고 있다. (사진=테무 갈무리)

     

    알리와 테무의 주력 상품은 단돈 몇백원부터 1~2만원 수준으로 살 수 있는 생활용품이다. 중국 직접 구매액 가운데 증가율이 높았던 상품 역시 의류·패션(43.5%), 생활용품·자동차용품(35.9%) 등이다. 춘천의 경우 지하상가 등 동네 작은 가게들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상품이다.

    오히려 고가 브랜드 상품은 해외 직구라는 불안감과 짝퉁 우려 등으로 저렴해도 판매율이 그리 높지 않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하게 사용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소상공인에게 직격탄을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팔면 안 될 의약품이나 무기류 등이 버젓이 올라와 등 국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또 국내 판매자가 중국에서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면 각종 관세와 부가세, KC 인증 취득 비용 등이 붙지만, 중국 플랫폼은 이 같은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파급력이 커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도 빨리 대응을 해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시작이라 그런 것 같은데 어떤 고객은 막상 써보니 물건의 질이 않좋아 크게 당기지 않는다고 한다. 제품 경쟁력만 갖춘다면 금방 수그러들 수도 있지 않겠냐”고 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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