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이랑 맞먹네”⋯통신비 절감 발목 잡는 OTT 구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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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요금이랑 맞먹네”⋯통신비 절감 발목 잡는 OTT 구독료

    이동통신사 3사,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OTT 구독료 급증, 체감 가계통신비 여전
    10년 새 콘텐츠 이용료 8배 가량 뛰어
    스트림플레이션⋯디지털 이민·계정 공유 성행

    • 입력 2024.02.14 00:04
    • 수정 2024.02.16 08:30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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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사는 직장인 유모(27)씨는 가계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신설된 3만7000원짜리 5세대(5G) 최저 요금제로 갈아탔다. 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잇달아 오르면서 실질적인 요금 부담은 제자리걸음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동통신사 3사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았다. 그런데 OTT 구독료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소비자 체감 비용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는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용약관을 신고하고 이르면 이달 말 새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내달 최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가장 먼저 요금제를 신설해 처음으로 3만원대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정부가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른 조치다. 이미 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요금 선택권을 넓히고 최저 요금 구간을 낮춘 바 있다. 실제 이동통신 요금은 2011년 9만4881원에서 2022년 8만2103원으로 약 13% 줄었다.

     

    지난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최대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최대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동통신 비용이 준다 해도 OTT 등 디지털 콘텐츠 요금 오름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는 같은 기간 2824원에서 2만2084원으로 8배 이상 뛰었다. OTT 구독료는 통계청에서 집계하는 가계통신비 항목에 포함되지 않지만, 소비자들은 통신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72%가 OTT를 이용하고, 평균 2.7개의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문제는 구독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실제 주요 OTT 월 구독료는 지난해 최대 40%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9500원짜리 요금제를 폐지하고 시작 가격 1만3500원으로 올렸다. 티빙도 웹 기준 베이직 요금제를 7900원에서 9500원으로 인상했다. 사실상 OTT 2개만 구독해도 월 요금 2만원을 넘게 내야 한다.

    유씨는 “한 달 통신비가 10만원에 육박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요금제를 바꿨는데 빠져나가는 돈은 비슷하다”며 “타인들과 계정공유를 통해 OTT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이미 너무 많이 올라 이동통신 요금이랑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보다 OTT 요금이 저렴한 해외로 우회 가입하거나 계정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통신비와 OTT 요금 인상 실태 등 민생 현장을 살피겠다”며 “디지털 유해 정보와 불법 스팸, 통신 서비스 장애에 대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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