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의 감언이설] 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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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의 감언이설] 수도권

    • 입력 2024.02.08 00:00
    • 수정 2024.02.10 21:55
    • 기자명 김형석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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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김형석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총선이 다가오면서 각종 공약이 쏟아진다. 수그러들었던 김포의 서울 편입 얘기가 다시 살아났고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늘리겠다는 공표가 있었으며, 여러 지자체의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될 것만 같다. 그중 하나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 노선의 춘천 연장이다. 인천에서 시작돼 서울을 동서로 관통하면서 여의도와 용산, 서울역, 청량리를 경유하고 춘천에서 마무리되는 136km 길이의 이 철도는 2030년에 인천대입구-마석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며, 이후 마석-춘천 구간도 개통될 거라고 한다.

    춘천시가 구간 연장을 반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그 핵심은 “춘천 수도권 시대의 본격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수도권’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법적인 정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하면 ‘서울특별시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그 주변 지역’이고, 대통령령은 주변 지역을 인천과 경기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국민 정서상’ 통용되는 또 하나의 수도권이 있다. 이른바 ‘확장 수도권’이다. 교통을 통해 서울과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곳으로, 천안이나 아산, 그리고 춘천이 여기에 해당한다. 필자의 경우 6년째 ITX나 경춘선 급행을 이용해 서울과 춘천을 오가고 있는데, 왕복 3시간 30분이 걸리긴 하지만 열차 안에서의 시간을 잘만 활용하면 나쁘지 않은 출퇴근 길이다. 향후 GTX로는 30분이 걸린다고 하니, 그렇게 된다면 수도권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궁금하다. 춘천이 수도권으로 편입되면, 과연 어떤 부분이 좋아질까? 부동산이 들썩이는 것 말고, 어떤 이익이 생길 수 있을까? 관광객 수가 늘어날까? 춘천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바라는 건 그 효과가 지속적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반드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증가로 이어졌으면 한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6년을 오가면서도 춘천으로 이주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직장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언제라도 프리랜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클라이언트들이 있는 서울을 쉽사리 떠나긴 힘들다. 하지만 춘천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면서 직장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만 보장된다면, 난 가족과 함께 서울을 떠나 살기 좋고 숨통 트이는 춘천으로 올 것이다.

    중요한 건 교통이 아니라 삶의 보장이다. GTX 시대가 열리고 본격적인 수도권 시대가 열린다는 건 서울과 춘천 사이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밀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정말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빨대 효과’로 인구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형석 필진 소개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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