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성이 곧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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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인성이 곧 실력이다

    ■ 정문걸 철원교육지원청 교육장

    • 입력 2024.02.07 00:00
    • 수정 2024.02.08 08:37
    • 기자명 정문걸 철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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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걸 철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정문걸 철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요즘은 사람을 뽑을 때,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출신 지역과 학력을 기재하지 않고 실무면접 중심으로 진행한다. 면접 대상자들을 그룹으로 나눠 과제를 제시하고, 수행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팀별 과제를 하다 보면, 여러 유형을 볼 수 있었다. 자신에게 분담된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연락 두절까지 되는 ‘무임승차 형’, 남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부정적 언행을 늘어놓는 ‘불평불만 형’,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독불장군 형’, 앞장서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 형’, 뒤처지는 팀원을 챙기고 일하는 분위기까지 살려 가장 선호하는 ‘협력 형’이다.

    결국 혼자 잘하기 보다, ‘남과 함께 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래도 다른 사람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은 그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고, 타인과 함께 하려는 따뜻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 더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교육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17일까지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의 전국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3)' 에서도 대학 입학 전형에 ‘수학능력시험’ 대신 ‘인성’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1월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요소로 인성 및 봉사활동(27.8%)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특기·적성(26.0%), 수능(25.4%), 고교 내신 성적(18.7%), 면접(1.8%) 등의 순으로 답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은 수능 성적이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인성 및 봉사활동’이 1위를 차지한 것은 2014년 조사 이후 9년 만이라고 한다.

    지난해 상반기 정순신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지만, 아들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져 결국 낙마한 바 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학교폭력을 저지르고도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 고2가 되는 학생들이 치를 예정인 2026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학교폭력 가해로 받은 징계 조치를 모든 대입 전형에 반영하도록 했다.

    유명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뛰어난 기량으로 인정받아 더 잘 될 기회가 왔지만, 학창 시절 부적절한 학교폭력 등에 연루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을 것이다.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인성이 바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4차 산업 시대를 맞이하여 미래교육을 논할 때, 혹자는 ‘디지털 역량’이 가장 필요하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학 능력과 글로벌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주요 키워드는 ‘협업’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남과 함께하는 협력과 협업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능력인 것이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학교에서 친구, 선·후배, 선생님과 잘 지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정의로운 사람은 남에게 친절한 사람’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알고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우리를 보다 성숙하게 하며 이 사회를 보다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인성이 곧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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