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맛집에서 춘천산 음료를⋯‘카페 디 쿼드’ 임동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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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 맛집에서 춘천산 음료를⋯‘카페 디 쿼드’ 임동호 대표

    [동네사장님] 4. 지역 재료 수급 카페, 디 쿼드
    매 분기 자체 개발 시그니처·프로모션 메뉴 출시
    춘천 토박이 임동호 대표, 커피산업 발전 앞장서
    장애인 바리스타 육성·학교 밖 청소년 교육 제공

    • 입력 2023.12.24 00:04
    • 수정 2023.12.30 22:56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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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우리 이웃의 가게를 발굴하고 ‘동네 사장님’이 가진 철학을 지면으로 전합니다. <편집자 주>

    ‘서면복숭아에이드’ ‘박사마을자두에이드’ ‘우두청정딸기우유’ ‘홍천오미자에이드’.

    메뉴 이름만 봐도 어디서 수급한 재료를 넣는지 예측 가능한 ‘동네표’ 음료를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 의암호를 마주한 춘천 우두동 강변에 자리 잡은 ‘카페 디 쿼드’다. 디 쿼드를 운영하는 임동호(41) 대표와 직원 5명은 모두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전문 바리스타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음료는 여느 곳과 다르다. 2019년 매장을 오픈한 이후 매 분기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프로모션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춘천 서면산 복숭아, 박사마을산 자두 등 지역 농가가 재배한 작물을 넣어 가치를 더했다.

     

    임동호 카페 디 쿼드 대표가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임동호 카페 디 쿼드 대표가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커피 한잔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다. 임 대표가 20여년 커피 업계에서 일하면서 얻은 내공으로 직접 배합한 원두에 최고급 장비, 전문 바리스타 손길이 합쳐져 최적의 커피 맛을 자부한다. 창문 너머 소양강 위에 해가 저무는 시간이라면 특별함은 배가 된다. 이미 ‘노을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임 대표는 카페뿐 아니라 카페 창업 컨설팅,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장애인 바리스타를 육성하고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는 무료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을 꿈꾼다.

    최근에는 춘천커피협회 협회장으로 임명돼 춘천 커피산업을 이끄는 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카페 디 쿼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홍천오미자에이드'. 디 쿼드는 지역 재료를 수급해 자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카페 디 쿼드 제공)
    카페 디 쿼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홍천오미자에이드'. 디 쿼드는 지역 재료를 수급해 자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카페 디 쿼드 제공)

    Q. 지역에서 수급한 재료로 만든 음료가 인기라고요.

    “디 쿼드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은 전문 바리스타예요. 각 바리스타가 분기마다 창작메뉴를 개발하고 있어요. 웬만하면 지역 농가에서 받은 재료로 만들고, 기성품을 넣지 않으면서요.

    지금까지 선보였던 메뉴에는 서면복숭아에이드, 홍천오미자에이드, 박사마을자두에이드, 양구딸기주스, 제주귤차 등이 있어요. 계절마다 제철 등을 고려해 연구하는데, 맛에는 차이가 없지만, 상품성이 떨어진 특산품들을 가져와 지역브랜드화 작업을 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바리스타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실력을 높이고, 지역 농가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Q. 커피 원두를 고를 수 있더라고요.

    “커피 메뉴를 주문하면 ‘고소하고 바디감 있는 블렌딩’ ‘산미있고 플로럴한 블렌딩’ ‘디카페인’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그때그때 소량으로 볶는 싱글 원두는 드립커피로 제공하고요.

    커피가 만들어지면 손님들한테 내놓을 때 ‘컵 노트’를 함께 제공해요. 이 커피에는 어떤 원두가 들어갔는지, 어떤 향을 느낄 수 있는지, 바디감과 산미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설명이 담겨 있죠.”

    카페 디 쿼드는 창문 너머 바라볼 수 있는 소양강 풍경으로 유명하다. 저녁에는 '노을 맛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진광찬 기자)
    카페 디 쿼드는 창문 너머 바라볼 수 있는 소양강 풍경으로 유명하다. 저녁에는 '노을 맛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진광찬 기자)

    Q. ‘뷰’ 좋은 카페로도 유명하던데요.

    “매장이 서향이라 소양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거든요. 특히 저녁 시간에 맞춰 오면 해가 떨어지는 강변에 생긴 노을이 정말 예뻐요. 다들 노을 맛집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요즘 ‘노키즈존’이 많은데, 디 쿼드는 ‘친화 키즈존’을 추구해요. 3층에 영화관처럼 계단식 좌식 공간을 마련한 이유이기도 하죠.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치해놨어요. 루프탑에 올라가면 강바람을 맞으며 더욱 먼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요.”

    Q. 카페 말고 다른 영역의 커피 사업도 한다고요.

    “카페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육성이나 카페 경영 컨설팅,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등 커피산업 전반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오래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춘천에 있는 지적장애인 바리스타는 제가 다 육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또 초기 창업자들을 위해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커피나 물품 등을 납품하기도 하죠. 디 쿼드에서 혼합한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들도 춘천 곳곳에 있어요.”

     

    카페 디 쿼드에 진열된 임동호 대표와 직원들이 받은 임명장과 상장들. 디 쿼드에 모든 직원은 전문 바리스타로 구성돼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카페 디 쿼드에 진열된 임동호 대표와 직원들이 받은 임명장과 상장들. 디 쿼드에 모든 직원은 전문 바리스타로 구성돼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Q. 춘천 커피산업 분위기는 어떤가요.

    “춘천커피협회 협회장이 되고 보니까 커피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큰 노력은 했지만,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커피협회가 올해 민간으로 이전된 만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심점 역할을 해야죠.

    에디오피아, 베트남, 콜롬비아 등 현재 커피 원두 원산지와 춘천이 자매도시를 맺고 있거든요. 커피 관련 사업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해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늘리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열 계획이에요.”

    Q. 지역사회 상생을 목표로 한다고요.

    “올해 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종합복지관과 ‘꿈 지원 사업’을 통해 디 쿼드 상품권 2000만원 어치를 발행했어요. 복지관에 다니는 분들이 매장에서 무료로 음료를 드실 수 있도록 하고 판매된 수익 전액은 기부했어요.

    학교 밖 청소년 센터에서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 마지막 단계가 실습이거든요. 디 쿼드에서 실습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점장님도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이에요. 고등학교 중퇴 후 실습을 거쳐 막내로 들어와서 점장까지 된 거죠. 이제는 직접 학교 밖 청소년 센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답니다.

    연장선상에서 춘천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우동착’ 인증을 하시는 분들껜 음료 10% 할인 혜택을 드리고 있어요. 지역에서 난 재료를 이용해 세상에 없던 음료를 계속 연구하고 선보이겠습니다.”

    [진광찬 기자 lighchan@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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