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의사] “폭음 vs 잦은 음주” 더 나쁜 음주 습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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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의사] “폭음 vs 잦은 음주” 더 나쁜 음주 습관은?

    • 입력 2023.12.20 00:08
    • 수정 2023.12.27 15:04
    • 기자명 한재영 국장·이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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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몸을 위한 동네 의사의 똑똑한 건강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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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의사' 내과 전문의 전창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잦은 음주의 위험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Q. 술 마시면 혈액순환에 도움 된다?
    과거 프랑스인들이 고기를 먹을 때 와인을 함께 마셔 미국인보다 심혈관 질병의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혈액순환에 도움 된다는 이야기가 한때 퍼졌었는데요. 잘못된 연구로 믿으면 안 됩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위에서 20%, 소장에서 80% 흡수하고, 흡수된 알코올의 90%가 간에서 처리됩니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것이 생성되는데 이 독성 물질을 해독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가 간에서 생성되는 ‘ALDH 효소’입니다. 간이 지쳐 알코올 해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오래 남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뇌신경 세포 약화로 알코올성 치매, 혈관 탄력성 저하로 동맥경화, 간에는 지방간과 간경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알코올 섭취량이 하루 1잔에서 3잔으로 늘어나면 암 발생률이 22%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술을 조금만 마시면 기분은 좋을 수 있으나 혈액순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Q. 조금씩 자주 vs 어쩌다 많이, 어떤 음주습관이 더 나쁜가?
    우리나라 정신의학과에서는 매일 1잔 먹는 것도 알코올중독증이고, 일주일에 1번 폭음하는 것도 알코올중독증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내과적으로 볼 때 매일매일 술을 1잔씩 마시는 게, 일주일에 1번 1병 마시는 것보다 더 안 좋습니다. 매일 1잔이라고 안심하며 마시면 1잔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습관적으로 매일 1잔, 2잔 술이 들어오면 간에서 제대로 해독하기 어렵습니다. 음주 간격은 최소 일주일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좋아 연말 회식도 일주일 이상 간격을 두고 잡으시도록 권장 드립니다. 

    Q.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
    몸은 알코올을 우선순위로 분해시킵니다. 하지만 알코올과 함께 들어간 안주는 분해가 되지 않고 몸에 쌓이게 됩니다. 술과 함께 들어온 음식들은 다음날 술이 분해되고 나서 소화되기 때문에 몸에 쌓이게 돼 살이 찔 수밖에 없습니다. 알코올은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근육 생성을 억제하고 단백질을 내장지방으로 저장시킵니다. 또 이뇨작용을 촉진해 근육 내 수분을 배출시켜 근육을 더 마르게 하고 복부비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음식을 전혀 안 먹고 술만 먹는 경우 영양 결핍으로 살이 안 찐다는 것이지 음주가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Q. ‘혼술’은 알코올 의존성을 높인다?

    우리 뇌에는 ‘보상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상계를 자극하면 사람은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집에서 혼자 술을 조금씩 마시다 보면 처음엔 보상계를 만족시킬 수 있지만 음주가 반복되면 점점 만족 수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음주량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알코올을 해독하기 위해 우리 몸은 지쳐가게 됩니다. 또 음주로 인해 운동이나 다른 취미 생활을 할 수 없어 계속 술만 찾게 되는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가급적 타인과 음주를 하며 서로의 과음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Q. 알코올 섭취 적정량은?
    거의 모든 종류 술의 적정량은 하루 1잔입니다. 막걸리도 1잔, 소주도 1잔, 맥주도 1잔, 와인도 1잔입니다. 하루 1잔을 넘어가면 과음이 됩니다. 오늘 7잔을 먹었으면 일주일 동안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1달을 참고 하루에 30잔을 마시는 등 위험한 음주 행위는 피해야 합니다. 가급적 하루 1잔을 넘지 않게 마시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1병을 넘지 않게 마시기를 권고합니다.

    Q. 술을 최대한 덜 해롭게 마시는 방법?
    최대한 알코올 흡수를 적게 하려면 술 1잔에 물 1잔을 같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마시면 알코올을 희석시킬 수 있고 이뇨작용으로 탈수가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안주류는 수분이 많고 칼로리가 낮은 과일류나 지방보단 단백질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에는 치즈, 위스키에는 과일, 소주에는 국물보다는 건더기가 좋습니다. 음주 다음 날도 효과적인 알코올 분해를 위해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습니다. 되도록 절주하는 것을 권고 드립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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