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인구 30만 정책, 18억 더 쓰고도 “작년보다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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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인구 30만 정책, 18억 더 쓰고도 “작년보다 못하네”

    춘천시 인구 29만명, 1년째 제자리
    전입장려금 20억 이상 투입했으나 효과 미비
    대학생 늘었지만 청년 인구 감소
    시의회 ″일시적 현금 지원 효과 없다″ 비판

    • 입력 2023.12.14 00:07
    • 수정 2023.12.19 00:10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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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가 올해 인구 30만명 달성을 위해 지난해보다 5배나 많은 예산을 쓰고도 증가율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현금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사실상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채 헛 돈만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의 인구는 29만929명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지난 1월(29만727명)과 비교하면 1년 동안 고작 20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한해 시가 진행했던 각종 홍보와 현금 지원을 고려해보면,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2023년 춘천시 세출현황에 따르면 시는 올해 인구 정책 지원 예산으로 21억8300만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인구 지원 예산으로 사용한 3억4846만원의 5.3배에 달한다. 올해 예산 지출이 많았던 이유는 대부분 타지에서 온 대학생과 직장인 전입장려금으로 나간 현금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중 1억여원은 인구 정책 포럼 등의 홍보비로도 썼다.

    하지만, 인구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3억4846만원을 쓴 지난해에는 2208명(1월 대비 12월 기준)이 증가했지만, 21억8300만원을 쓴 올해는 고작 202명(1월 대비 11월 기준)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직 12월 집계가 남아있더라도 그동안 추이를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머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무려 18억원이나 더 지출하고도 오히려 인구 증가율은 더 낮아졌다는 결과다. 예산 규모에 따라 인구 증가율이 비례하진 않지만, 금액의 차이만 놓고 보면 사실상 헛 돈을 쓴 셈이다.

    그나마 전입장려금으로 대학생 숫자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다. 이달 첫째 주 기준으로 올 한 해 1838명의 대학생이 주소지를 바꿨다. 대학생 전입장려금은 시의 ‘인구 30만 만들기’ 목표를 위한 핵심적인 인구 지원 정책 중 하나다. 시는 지난 4월 조례 개정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전입 장려금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 대학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주민등록주소 이전 캠페인도 벌였다.

    올해 초 춘천의 한 대학교에 붙은 춘천시의 대학생 전입장려금 홍보 현수막. (사진=MS투데이 DB)
    올해 초 춘천의 한 대학교에 붙은 춘천시의 대학생 전입장려금 홍보 현수막. (사진=MS투데이 DB)

     

    그러나 같은 기간 20대 청년 인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과 11월 춘천 20대 청년 인구는 각각 3만7327명, 3만7071명으로 250명 가량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 인구는 월 100명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해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경향도 보였다.

    각종 지원에도 1년 내내 인구수가 제자리걸음에 그치자, 일회성 현금 지원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운기 춘천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은 “현금 지원으로 인구가 쉽게 증가했다면 다른 시군도 더 많은 지원금을 줘 전입을 유도했을 것”이라며 “20억원을 사용했는데도 올 한 해 인구 정책에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은 일시적인 현금 지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금 지원에 의존할 게 아니라 대기업, 중앙 부처와 접촉해 구체적인 고용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는 전입장려금 같은 단기 정책 뿐만 아니라 중장기 계획까지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내년 연말까지 30만명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생 전입으로 인구가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며, 단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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