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열풍’ 끝났나⋯붕어빵에 밀려 인기 시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탕후루 열풍’ 끝났나⋯붕어빵에 밀려 인기 시들

    겨울철 맞아 탕후루 인기 떨어져
    과당 논란·붕어빵 등장에 관심↓
    최대 프차 업체 매출 10~25% 감소
    “최근 디저트 트렌드 빨리 바뀌어”

    • 입력 2023.12.03 00:02
    • 수정 2023.12.09 00:28
    • 기자명 진광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디저트 시장을 지배한 탕후루의 인기가 기온 하락과 함께 떨어지고 있다. 과도한 당분으로 건강 논란이 거세진 데다 겨울 길거리 간식이 속속 등장하자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어서다.

    탕후루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 왕가탕후루에 따르면 지난 10~11월 왕가탕후루 매출은 지난 4~5월보다 10~2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여름철 탕후루가 점령했던 춘천 명동거리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관련 기사 : 춘천도 ‘탕후루’ 열풍⋯쓰레기도 골머리> 지난달 29일 방문한 명동거리 탕후루 가게 앞은 불과 몇 달 전 긴 대기줄이 늘어섰던 것과 달리 한산했다. 시민들 손에는 탕후루 꼬치 대신 겨울 대표 간식인 붕어빵, 호떡 등이 들려 있었다. 춘천지역 다른 탕후루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탕후루 가게 업주들도 인기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 춘천의 한 탕후루 매장 직원 A씨는 “2~3달 전만 해도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는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발길이 줄어들긴 했다”며 “탕후루는 미리 만들어 놓고 판매하는데, 이전보다 적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매출 감소 비율을 밝히진 않았지만, 주문 건수가 20~30% 정도 줄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탕후루 열풍이 불면서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에 따르면 강원지역 탕후루 매장은 37곳이다. 이 중 무려 36곳이 올해에만 새로 오픈했다. 일부 카페 등에서도 숍 인 숍(매장 안의 매장) 형태로 탕후루를 팔고 있어 실제 판매하는 곳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춘천의 한 탕후루 매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진광찬 기자)
    지난달 29일 춘천의 한 탕후루 매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진광찬 기자)

     

    하지만, 본격적인 겨울철이 접어들자 탕후루 열풍은 한층 잠잠해진 모양새다. 폐업 신고를 한 매장도 3곳이나 생겼다. 한 매장은 오픈 3달 만에 문을 닫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탕후루 전문점 창업 문의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탕후루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은 복합적인 이유로 풀이된다. 탕후루는 아이스크림처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든 데다 붕어빵, 호떡, 군고구마 등 겨울철 대표 간식이 탕후루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또 설탕 과소비 문제로 탕후루 전문점 대표가 국정감사에 소환되고 일부 매장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되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퍼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유독 유행이 빨리 바뀌는 국내 디저트 시장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슈니발렌, 대만 카스테라, 마카롱 등 탕후루처럼 ‘신드롬’을 일으켰던 디저트들도 트렌드 변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탕후루 검색량과 언급량도 크게 줄었다. 검색 데이터 분석 기업 아하트렌드가 브랜드 검색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월 탕후루 키워드 검색량(32만8000건)은 전달보다 43% 감소했다. 지난 7월까지 매월 큰 폭으로 상승하던 검색량은 8월 67만7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57만8000건)부터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관계자는 “디저트가 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맛 보는 게 하나의 취미가 되는 모습”이라며 “업계에서도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들이나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음식은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7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