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보물이 한자리에⋯“오대산에 피어난 강원 불교 이야기”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국보·보물이 한자리에⋯“오대산에 피어난 강원 불교 이야기”

    춘박, 강원 불교 신앙의 탄생, 산과 이야기 주목
    3부로 나눠 신앙의 시작과 정점, 풍경 조망해
    강원 국보·보물 등 중요 문화유산 50여건 전시

    • 입력 2023.09.26 00:01
    • 수정 2023.10.04 15:29
    • 기자명 한승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특별전이 25일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특별전이 25일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불 속에서 핀 연꽃처럼 고난을 딛고 강원 불교문화의 중심이 된 오대산의 역사가 춘천에 펼쳐졌다.

    국립춘천박물관과 월정사성보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가 25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이재열 국립춘천박물관장,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월정사성보박물관장 해운 스님, 육동한 춘천시장,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대산에 자리한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으로 강원의 불교 신앙이 탄생한 자연과 그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에 주목한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따르면 오대산은 나라 안의 명산 중에서도 가장 좋은 곳이며 불법(佛法)이 길이 번창할 곳이라 여겨졌다.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전시 전경. (사진=한승미 기자)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전시 전경.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는 오대산이 가진 특수성에 주목하며 산이 품고 있는 불교문화의 의미와 현재적 가치를 공유한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눠 역사와 문화, 신화와 신앙 등을 조명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1건, 보물 7건, 국가민속문화재 1건, 강원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 13건 등 총 50여 건의 중요 문화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세조와 세조 비 정희왕후, 세자를 비롯해 200여 명의 전현직 고위 관료가 자신의 이름을 적은 국보 ‘상원사 중창 권선문’ 2점도 함께 전시된다. 여성 시주자의 이름이 적힌 언해본 권선문은 조선 초기 한글 서체와 표기 등 한국어 연구에 있어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사찰이 아닌 장소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품도 있다. 1466(세조 12)년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과 1661년(현종 2)에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안에서 나온 복장물의 사찰 밖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1부 ‘오대산 신앙의 시작’에서는 오대산의 불교 신앙이 시작된 자장의 이야기와 사리 신앙에 대해서 살펴본다. 오대산은 자장이 산에 부처의 사리를 봉안했다고 전하면서 한반도에서 중요한 산으로 자리했다. 특히 오대산의 사리 신앙을 대표하는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에서는 고려시대 찬란하게 빛난 불교문화를 볼 수 있다. 

    2부 ‘부처와 보살, 산에 머물다’는 신앙의 정점을 마주할 수 있다. 조선 왕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비롯한 오대산 사찰과 암자를 후원했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볼 수 있다. 

    3부 ‘산 너머, 함께 만든 이야기’는 불교문화뿐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을 했던 오대산 너머의 풍경을 조망한다. 조선의 기록문화를 대표하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오대산사고의 흔적과 사찰간의 관계망을 보여주는 월정사성보박물관의 소장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전쟁으로 폐허가 된 사찰을 다시 일으킨 한암 스님(1876~1951)과 탄허 스님(1913~1983)의 필적도 만날 수 있다.

     

    탄허 스님이 쓴 ‘화리생련(火裏生蓮)’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전시 대미는 탄허 스님의 글씨 ‘화리생련(火裏生蓮)’이 장식한다. 불 속에서 핀 연꽃을 의미하는 글로 강원 불교 문화의 중심이 된 월정사를 대변한다. 

    이재열 국립춘천박물관장은 “오대산이 품고 있는 신앙과 사람 등 많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자리”라며 “강원 전통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