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춘천이야기] 대학과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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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춘천이야기] 대학과 춘천

    • 입력 2023.09.07 00:00
    • 기자명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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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넓은 의미에서 교육받을 권리와 교육할 권리를 포괄하는 ‘교육권’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특히나 존엄한 권리들이 험한 파도와 같이 술렁이고 서로 치열하게 부딪히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교육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은 고등 교육 기관으로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사회를 이끌어나갈 지도자의 역량을 키우는 곳이다. 춘천은 대학 형성과 함께 지역사회에 변화가 많았고, 특히 경제 의료 문화예술 측면에서 진전의 진폭을 가져왔다.

    춘천에는 강원대학교(춘천캠퍼스, 1947년), 성심여자대학교(1964년~1981년), 한림대학교(1982년), 춘천교육대학교(1939년), 한림성심대학교(1983년), 송곡대학교(2003년),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1973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강원지역대학 등의 대학이 있다. 인구 30만의 중소도시에 많은 대학이 설립된 곳이기에 춘천은 일찍이 대학도시로 자리 잡았다. 현재 춘천시 인구 29만여 명의 9%에 가까운 2만5000여 명의 대학생이 재학 중이며 그중 80% 2만명에 가까운 학생이 기숙사, 자취 등의 방식으로 대학 시절 내내 춘천에 거주 중이란 점에서도 대학도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12년 한림대 전경. (사진=춘천디지털기록관, 한림대)
    2012년 한림대 전경. (사진=춘천디지털기록관, 한림대)

     

    춘천의 대학도시 면모와 특성은 다음 몇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먼저 대학 내 학생운동은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동력을 제공했고 특히 1987년 6월 항쟁 전후로 오늘날까지 춘천의 시민운동을 이끌며 민주화를 공고히 하는 주역으로 활동한 점이 두드러진다.

    의료복지와 지역의료 서비스의 시작과 발달에도 큰 기여가 있었다. 춘천 최초의 대학 부속병원으로 춘천성심병원이 1984년 개원하여 꾸준한 노력으로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 내렸고, 강원대병원과 함께 지난 코로나19 확산에 빠른 대처로 시민에게 신뢰를 얻어 춘천 의료계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또 대학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활동으로는 학문과 연구의 사회 문제 응용, 대학의 문화·교육·인적 자원의 개방과 활용, 대학 구성원의 직접 사회 참여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해지고 평생 교육이라는 사회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시민 교육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다. 강원대 평생교육원과 한림대 평생교육원 운영, 한림대 ‘한국 역사문화탐방’ 프로그램, 강원문화연구소 지역학 프로그램, 대학의 박물관과 도서관 그리고 공연장 운영, 돌봄 성찰 치유의 인문학인 지역 인문학 센터 운영 등이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996년 효자동 강원대학교와 주변 주택단지 풍경. (사진=춘천디지털기록관, 허일영 씨 소장)
    1996년 효자동 강원대학교와 주변 주택단지 풍경. (사진=춘천디지털기록관, 허일영 씨 소장)

     

    대학은 1960~70년대 춘천 문화예술의 탄생에 넓고 깊게 관여했고, 1980~2000년대 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중요한 공간이 됐다. 또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역 문화예술을 키우는 생산자이자 매개자로 문화소비자를 길러내는 기반이 됐다. 대학은 문화예술의 탄생에 있어 춘천지역 문화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문화 전문 예술가를 육성하는 대학 설립과 그 교육이 주를 이루며 지역 문화 예술의 기초를 닦았으며, 생활문화예술로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역의 생활문화 예술인의 질적 향상을 이루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1979년 처음 열린 강변가요제는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의 절묘한 조화이자 그 상징으로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춘천에 있어서 대학은 교육 기능을 필두로 지역 경제 사회 문화예술 체육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교섭하며 춘천을 추동해 왔다. 대학 존속은 앞으로 지역 존속과 맞물려 함께 진행되는 유기체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춘천의 미래는 대학의 존속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이 지닌 미래가치를 춘천에 녹여낼 수 있을 때, 이 지역 출신 젊은이가 이곳에 남아 춘천을 이끌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허준구 필진 소개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 소장
    -춘천시 문화도시 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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