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형극인과 춘천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제35회 춘천인형극제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3일 메인 행사인 ‘퍼펫 카니발 & 대규모 거리 퍼레이드’가 춘천 춘천시청 광장 등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5200여명이 다녀갔다.
춘천인형극제의 거리 퍼레이드는 춘천인형극제를 상징하는 대규모 행사다. 1991년 처음 시작돼 인형극인과 시민과의 거리 행렬로 자리잡았다.
거리 퍼레이드는 팔호광장에서 시작해 춘천시청 광장까지 약 1.2㎞를 행진했다. 퍼레이드에는 국내외 인형극인이 각각의 특색이 담긴 인형을 들고 거리 공연을 펼쳤다. 아이들은 퍼레이드 행렬을 따라다니며 손을 뻗는 등 수천명의 관객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 3대가 춘천 여행을 온 대구의 한 가족은 퍼레이드를 보고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고 전했다. 김종원(81)·김숙희(49)·강영은(42)·김민채(10) 가족은 “닭갈비를 먹고 아무 생각 없이 나왔다가 깜짝 놀랐다”며 “춘천에 인형극제와 인형으로 하는 퍼레이드가 있는 줄 몰랐는데 뜻밖에 재밌고 신기한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퍼레이드는 인형극단뿐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경연 퍼레이드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시민 500여명은 각자 콘셉트를 만들고 주제가 있는 인형과 소품을 갖고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또 축제 슬로건인 ‘인형과 손을 잡다’를 드레스코드로 선정해 인형과 함께 방문하는 누구나 행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함께 축제를 만들고 즐긴다는 기분이 든다며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춘천시청 광장에서는 춘천마임축제와 협업으로 마련한 마임시티즌 ‘슈트맨’과 춘천문화재단의 ‘본격 해방 프로젝트’ 팀 등 다양한 공연이 진행됐다.
다경다현어린이집, 사우어린이집, 추곡초교 산골짝개구리, 장금이와 각시탈(박종연) 등 지역 어린이와 초등학생, 시민 등으로 구성된 시민 경연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포토 타임을 갖고 관객에게 인사했다. 이어진 ‘인형과 손을 잡다 2’ 주제공연은 춘천인형극제가 시민과 함께 걸어온 과정을 영상과 공연으로 표현했다. 또 오후 10시쯤까지 DJ파티가 진행돼 인형과 어린이, 정치인 등이 리믹스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퍼레이드를 총괄한 박상우 춘천인형극제 공연기획팀장은 “이번 퍼레이드와 퍼펫카니발은 시민과 어린이들이 중심이 돼 주도적으로 만든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남은 축제 기간 많은 시민들이 가족과 행복하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인형극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강원특별자치도, MS홀딩스 등이 후원하는 제35회 춘천인형극제는 오는 6일까지 춘천인형극장, 축제극장 몸짓 등에서 진행된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