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센터장의 작은 도시] 특별한 자치 그리고 지역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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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센터장의 작은 도시] 특별한 자치 그리고 지역혁신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 입력 2023.07.10 00:00
    • 수정 2023.07.10 10:29
    • 기자명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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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우편물을 보내거나 관공서에서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주소를 써넣을 때 예전에 안 했던 긴장을 하게 된다. 지난달만 해도 강원도 세 글자였는데 이제는 강원특별자치도로 길어졌으니, 펜을 쥔 손에 쓰는 힘도 더 필요하고 빈칸을 맞춰 채우는 것도 더 신경 쓰이는 일이 된 것이다. 이런 사소한 차이 말고는 아직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는 없지만 강원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출범에 기대가 아주 큰 사람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출범 이후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가 기대와 우려 어느 쪽 시나리오로 기울어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우리 도민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특별한 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은 분명하다. 보통의 지방자치와 달라야 하는 특별한 자치는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중앙정부로부터 각종 규제를 풀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고 교육, 치안, 재정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게 된다. 자치와 분권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방식보다 지역이 더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의 제도와 규칙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지자체가 중앙정부가 제시한 제도와 규칙을 지켜야 하는 지역에 비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율성과 주도성을 활용하여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도입하고 실험하면서 축적된 혁신역량을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시키는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지역혁신의 범주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 영향력이 미치는 공간적 범위에 고착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지자체가, 특히 광역 지방자치단체 행정력의 범위 안에서 독자적인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관할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혁신의 주체와 자원, 네트워크는 제한적이다. 지역별로 불균형한 혁신역량이 체계적으로 유지되는 비효율적인 폐쇄형 혁신체계로 분리된다. 폐쇄형 혁신 체제에서는 지역의 혁신 주체들이 지역 내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관행에 잠겨버리는 잠금 효과로 인해 혁신의 작동을 멈추게 된다.

    강원의 특별한 자치가 주어진 권한과 기회를 우리만의 이익을 위해서 쓰지 않을 때 비로소 성숙한다. 강원의 특별한 혁신이 더 많은 지역과 연결되고 더 넓은 세계로 확산할 때 마침내 완성되는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중심도시가 되겠다는 춘천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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