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 10명⋯고깃집 큰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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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 10명⋯고깃집 큰불 막았다

    화재 현장서 시민 대피 돕고 물 뿌려 초기 진화
    "몸이 먼저 반응⋯시민 다치지 않아 다행"

    • 입력 2023.07.08 00:01
    • 수정 2023.07.12 08:13
    • 기자명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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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이 났다는 소식에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시민들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지난 5일 오후 8시 35분, 춘천시 퇴계동 한 고깃집에서 불이 났다. 자욱한 연기가 순식간에 식당 전체를 뒤덮고, 연통 사이로 불꽃이 튀며 자칫 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비번이었던 김영필(57·소방경)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도 이 사실을 동료로부터 전해 들었다. 김 소방경을 비롯한 춘천소방서 동료들은 불이 난 고깃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인근 노래방에 있었다. 

    지난 5일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과 소방대원들이 춘천시 퇴계동의 고깃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진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김영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장과 소방대원들이 춘천시 퇴계동의 고깃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진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났다는 이야기에 즉시 119에 신고한 뒤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이 도착했을 당시에는 고깃집 연통 한 곳에서 시작한 불이 연통관 전체에 번져 매캐한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김 소방경과 동료들은 식당 내부에 남아 있던 직원, 손님들을 마저 대피시킨 뒤 비치된 소화기 5개를 이용해 초기 진압에 나섰다.

    김 소방경과 동료들은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갑작스레 화재 현장에 달려왔기에 몸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비도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한 마음으로 초기 진화에 사력을 다했다. 대야, 플라스틱 물통 등에 물을 퍼와 불이 난 지점에 직접 물을 뿌렸다. 당시 고깃집에 있던 양구소방서 구조대원 이광진 소방장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소속 전재홍 소방장도 손을 보탰다.

    우연히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소방관이 모두 10명이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불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소방차가 속속 도착하면서 소방호스로 20분 만에 완전히 불길을 잡았다. 손님, 직원 등이 식당 밖으로 대피하기는 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진화 과정에서 40대 구급대원 얼굴에 불티가 튀었으나 다행히 큰 상처가 남거나 병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었다. 연통관 소실, 식당 벽 그을림 등 재산 피해만 발생했다.

    김 소방경은 "고깃집 등에서 사용하는 연통에 흡착된 기름을 정기적으로 청소해주지 않으면 내벽에서 생긴 찌꺼기에 불이 붙을 수 있다"며 "화재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연통 등을 관리해주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함께 진화에 나섰던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김용원 소방위, 백종효 소방장, 김석훈·홍지환·양훈철·유성규 소방교, 이정오 소방사는 "소방관이라면 당연히 했을 일"이라며 "소방관으로서 사명을 잊지 않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식당 관계자는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준 소방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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