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20% 이상 떨어지면 내년 상반기 강원지역 전셋집 10세대 중 4세대는 ‘깡통전세’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최근 발간한 ‘주택도시금융연구’ 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이 연평균 20~30% 하락한다면 내년 상반기 강원지역 전세 중 38.4%가 깡통전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이 연평균 1~10% 하락한다면, 지역 내 깡통전세 비율은 14.8%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이 집값보다 높은 주택을 말한다. 임차인이 계약 종료 후 전셋집을 나갈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큰 폭의 집값 하락세가 지속한다면 지난해 상반기 전세 거래를 체결해 내년 상반기 계약 만기가 예정된 물량들이 깡통전세로 전락할 위험이 커진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춘천지역 지난달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41로 전년동월(102.90) 대비 이미 2.4% 하락했다. 내년까지 집값이 추가 하락한다면 지금보다 깡통전세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 집값이 20% 이상 떨어지면 당장 올해 하반기 쏟아질 깡통전세는 24.4%, 1~10% 하락하면 깡통전세는 7.2%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춘천지역은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높은 편이고, 지난 2~3년간 외지인 갭투자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5월 기준 춘천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81.8%로 전국 평균(68.9%) 및 강원 평균(76.3%)을 훨씬 웃돈다. 시장에서는 통상 전세가율이 80%가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고 본다.
보고서를 작성한 민병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구에서 도출한 깡통전세 위험이 높아 보일 수는 있지만, 앞선 연구에서도 2024년 상반기까지 주택매매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분석 대상 중 40%에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며 “주변 시세를 파악할 능력이 부족한 임차인이 높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시장에서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발견된다면 깡통전세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