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세상을 떠난 20대 천사의 통장이 춘천지역 아동을 위한 선물로 돌아왔다.
춘천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센터 이용 아동 190명과 뮤지컬 ‘마틸다’를 관람하기 위해 25일 서울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 방문했다. 뮤지컬의 1인당 푯값은 10만 5000원으로 관람비용만 총 2000만원에 달했다.
이 비용은 암으로 3년 전 세상을 떠난 A(27)씨의 어머니 B(62)씨가 춘천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전달한 기부금이다. 1994년생인 A씨는 3년 전 급성 난소암으로 투병하다 5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일은 A씨가 세상을 떠난 지 3주기가 되던 날이었다. B씨는 문화공연을 특히 좋아하던 딸을 떠올리며 A씨가 어린 시절부터 모은 세뱃돈 통장을 봄내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이날 뮤지컬을 관람한 아동 중에선 처음으로 뮤지컬을 접한 경우도 있었다. 최승란 춘천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센터에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뮤지컬을 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며 “춘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공연이라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주연 봄내지역아동센터장도 “따님이 투병하기 전부터 어머님이 아동센터에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셨다”며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딸을 기리며 좋은 일에 써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에 소외된 지역 아동들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즐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