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작가 반세기 작품 세계 조명, ‘표면에서 내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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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작가 반세기 작품 세계 조명, ‘표면에서 내면으로’

    이상원 개인전 ‘표면에서 내면으로’ 이상원미술관서 열려
    1980년대~2021년 작품 20여점 전시, 화풍 변화 돌아봐
    극사실주의에서 대상 해체, 흙 사용한 실험적 시도 눈길

    • 입력 2022.11.03 00:00
    • 수정 2022.11.04 00:09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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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화백의 개인전 ~이 어어어
    이상원 화백 개인전 ‘표면에서 내면으로’가 오는 8일부터 춘천 이상원미술관 3층에서 열린다. (사진=이상원미술관)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해 온 이상원 화백 개인전이 오는 8일부터 춘천 이상원미술관 3층에서 열린다. 

    개인전은 이 화백의 과거 활동과 앞으로 나아갈 작업 방향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표면에서 내면으로’를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지난해까지 제작된 작품 20여점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작가의 화풍이 40여년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 화백은 1970년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미술계에 다양한 사실적 화풍의 작품들이 제작되던 시기로 사람의 눈보다 정밀한 표현을 시도하는 극사실 회화가 주목을 받던 때다. 이 시기 이상원은 독학으로 터득한 기법과 재료 운용을 통해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었다. 동서양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것도 그의 작품 특징이었다.

     

    이상원 작 ‘해변의 풍경’

    1983년 작품 ‘해변의 풍경’에서는 극사실주의 기법의 극치를 볼 수 있다.

    조개껍질이 포대 자루에서 흘러내리는 풍경을 묘사한 작품으로 공간의 거리감이나 입체감보다 시각적으로 전해지는 대상의 표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화폭을 가득 채우는 조개껍질과 포대의 질감 표현에서 그의 집요한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런 그의 성향은 2010년대에 들어 두드러진 변화를 보인다. 특히 2018년 작품 ‘철모’에서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철모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 얼핏 보면 철모임을 알 수 없도록 그려졌다. 형태와 존재를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대상을 해체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상원 작가의 2017년 ‘동해인’ 작품.
    이상원 작가의 2017년 ‘동해인’ 작품.

    또 그가 1997년부터 2017년까지 그려온 동해인 연작에서도 작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그의 나이 60세가 되면서 시작한 인물화 연작으로 1900년대를 관통한 한국인의 삶을 직접 표현한다. 초기에는 파도와 마주하며 노동에 열중하는 어부 등의 치열한 모습을 담았지만, 차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노년의 인물화로 진행되고 있다. 강렬함에서 유연함으로, 그의 인생을 따라 작품도 변화하고 있다.

     

    이상원 작 ‘도자기’

    최근에는 작품 형상뿐 아니라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시도됐다.

    50여년간 수묵을 기본으로 유화 물감을 사용해 사물을 표현해 온 그는 2019년부터 흙을 사용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근원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체로 흙(황토)을 선택한 것. 먹과 유화 물감으로 그린 이미지 위에 고운 황토 가루를 물감처럼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작품 ‘도자기’ 등을 살펴보면 이 같은 작업 방식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재현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던 작가의 작품은 수십여년에 걸쳐 대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강고하게 이어져 온 그의 예술 세계는 형식적 사실주의로부터 주관과 상상을 더 한 또 다른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개인전 타이틀 ‘표면에서 내면으로’처럼 수십여년 동안 작품의 형상과 재료는 변화하고 있지만, 작품에 담고자 하는 내면의 정서는 더 깊어지고 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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