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걱정하는 강원도⋯지방공기업은 ‘떡값’ 펑펑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빚더미’ 걱정하는 강원도⋯지방공기업은 ‘떡값’ 펑펑

    중도개발공사 기업 회생 신청, 도 재정부담 우려
    도 산하 공기업은 직원 복지 명목 수천만원 사용
    체육대회, 명절 선물로만 8000여만원 예산 집행
    공사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 134만7000원 달해

    • 입력 2022.10.12 00:01
    • 수정 2022.10.13 05:14
    • 기자명 권소담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가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로 하는 등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심화된 가운데, 도가 출자한 공기업인 강원도개발공사가 지난해 직원 행사비와 명절 선물 구입비로 수천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개발공사(GDC)가 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통합공시를 통해 공개한 복리후생 현황 자료를 보면, 공사는 지난해 체육대회 관련 예산으로 4349만원을 책정하고 301명에 대해 해당 금액을 집행했다. 1인당 14만4000원꼴이다. 2020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체육대회 예산이 없고, 기타 예산으로 48만원을 책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체육대회 명목으로 1614만원을 집행한 것과 비교하면 2.7배 증가했다.

    강원도개발공사의 체육대회 관련 예산은 같은 기간 도내 다른 공기업들에 비해 훨씬 규모가 컸다. 춘천도시공사는 지난해 체육대회 예산이 없고, 속초시시설관리공단은 기타 항목으로 696만원을 편성했다. 동해·정선·평창·원주·영월 시설관리공단과 강릉관광개발공사 등도 모두 체육대회 예산이 없었다.

     

    강원도개발공사 전경. (사진=강원도개발공사 제공)
    강원도개발공사 전경. (사진=강원도개발공사 제공)

    공사는 소위 ‘떡값’으로도 수천만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4349만원의 기념품 비용 예산을 책정하고 301명분의 명절 선물을 마련했다. 기념품비 관련 예산은 매년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7년에는 1030만원 수준에 그쳤으나 2018년 2085만원, 2019년 2575만원, 2020년 2670만원 등으로 조금씩 증가했고, 지난해 4000만원을 넘어섰다.

    강원도개발공사 직원 수는 지난해 일반정규직‧상용정규직(무기계약직 및 청원경찰)‧비정규직 등을 포함해 133명이다. 체육대회와 기념품비로 인원 규모 대비 두배 이상 많은 예산을 집행한 것은 전 직원에게 1년에 두번씩 지급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체육 관련 행사는 봄 체육대회, 가을 등반대회 등 2번에 걸쳐 진행했고, 2019년에는 설‧추석 명절 중 한 번 지급했던 선물을 지난해에는 두 번 지급해 액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강원도개발공사의 최근 3년간 기념품비 예산 집행 현황. (자료=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 통합공시)
    강원도개발공사의 최근 3년간 기념품비 예산 집행 현황. (자료=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 통합공시)

    강원도개발공사는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지출액도 다른 공사들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공사 직원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의료비 46만5000원 △경조사비 5만7000원 △기념품비 37만8000원 △행사지원비 37만8000원 △기타 6만9000원 등 합계 134만7000원에 달했다. 2020년(96만3000원)에 비해 38만4000원(40%) 늘어난 규모다.

    강원도개발공사의 복리후생비 지출은 강원도내 공사‧공단 가운데서는 속초시시설관리공단(152만원), 영월군시설관리공단(135만원) 보다는 적다. 하지만 춘천도시공사(126만6000원), 정선군시설관리공단(125만1000원), 평창군시설관리공단(97만3000원), 동해시시설관리공단(74만5000원), 원주시시설관리공단(63만4000원), 강릉관광개발공사(47만4000원) 등 대부분의 공사보다 큰 규모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강원도개발공사가 지난 한해에만 1000억원 넘는 적자를 보고, 올해 6월 기준 6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보유한 상태에서 직원 체육대회나 기념품비, 복리후생비를 방만하게 지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개발공사는 1997년 강원도가 출자해 설립한 지방공기업으로 택지개발, 주택공급,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 개발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에서 공사는 1495억100만원의 적자를 봤다. 2020년 적자 규모(128억8300만원)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공사 측은 이에 대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금액에 팔아 자산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공사 측이 강원도의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공사의 부채는 6456억원이다. 총 매출은 354억원, 당기 순손실은 361억원에 달한다. 손실 내용은 알펜시아 운영 손실 67억원, 금융이자 36억원, 매각대금 확정에 따른 부가가치세 286억원 등이다.

    최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공사의 재정 상황이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사는 비상 경영을 선포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고 금융 부채를 2000억원 이상 감축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올해 7월 강원도개발공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임미선(비례‧국민의힘) 의원은 “공사는 재정 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재정부담이 큰 상황에서 공사가 직원 복리후생비를 두 배 이상 올렸다면 이에 대해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