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소변 색깔 진하면 무조건 물 한 잔 더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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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 사용설명서] 소변 색깔 진하면 무조건 물 한 잔 더 드세요

    • 입력 2022.07.08 00:00
    • 수정 2022.07.08 19:28
    • 기자명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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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올해 더위가 걱정입니다. 폭염주의보가 예년보다 2주나 빠르다 보니 7월 첫째 주의 온열질환자 발생률이 전년 대비 75%나 늘었다고 하죠. 벌써 농산물공판장이나 공사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추정된 사망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6일 기준 올해 첫 폭염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경보는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지는 재난 경보이지요.

    폭염에 취약한 분들이 공사장이나 농촌 등 실외에서 일하는 분들입니다. 열사병이나 열탈진과 같은 온열질환 때문이지요.

    다음으로 걱정되는 분들이 70대 이후 어르신입니다. 땀샘 기능이 떨어져 체온조절이 어려운데다 갈증을 느끼는 중추 또한 반응이 느려 물을 제때 충분히 마시지 못해서입니다.

    이 두 그룹 외에도 폭염을 유의해야 할 계층은 많습니다.

    우선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들입니다. 비만한 분들은 지방층이 체온을 보호하고, 피부면적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두툼한 옷을 입고 있는데 열을 발산하는 체표면적이 적다 보니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하지 못하죠.

    당뇨환자도 요주의 대상입니다. 당뇨병이란 혈액 내에 포도당 수치가 높다는 것을 뜻합니다. 문제는 포도당이 콩팥을 통해 배출될 때 스폰지처럼 물을 끌어당겨 소변량을 늘린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탈수상태가 되면 열 배출 또한 쉽지 않습니다.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혈액이 농축되고, 교감신경이 흥분되는 등 혈관에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상시적으로 약을 드시는 분들도 조심해야 해요. 사실 많은 약들이 과도하게 소변 배출을 유도하거나 구강건조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종류도 항정신병 약물이나 항우울제, 항경련제, 항콜린제 등 다양합니다. 약 처방 시 반드시 복약지도를 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분 공급은 더위를 극복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온열질환에 적절한 수분 섭취는 폭염과 싸우는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죠.

    ‘3의 생존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공기 없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3분, 물 없이는 3일, 음식 공급을 받지 않고 사는 기간은 3주에 불과하다는 거죠.

    물론 건강상태와 환경에 따라 1주일 이상 생존한 사람도 있지만 우리 몸에 3일간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나면 장기가 손상되는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습니다.

    먼저 혈액량이 감소하겠죠. 나트륨이나 기타 미네랄 함량은 일정한데 수분이 빠져나가니 농도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전해질의 항상성이 깨지면서 뇌의 갈증중추에 불이 켜집니다. 일종의 물 부족 비상사태입니다.

    소변량이 줄고, 침이 마르며 피부는 건조해집니다. 심지어 점막이 마르면서 목이 타고, 눈이 뻑뻑해지기도 합니다. 혈액이 제대로 순환을 하지 못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신선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한 뇌는 현기증이나 두통을 유발하고, 그 결과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소화기관은 어떤가요. 체액이 줄어들어 소화도 안 될 뿐 아니라, 배변이 어렵습니다. 요로결석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실제 하루 500㎖ 미만의 물을 마신 그룹이 2000㎖ 섭취그룹에 비해 콩팥 결석이 많이 생긴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죠.

    이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체온조절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1㏄의 땀이 증발할 때 0.58㎉만큼의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열이 체외로 방출된다고 해요. 특히 주변온도가 섭씨 34도가 되면 모든 체열조절은 오직 증발에만 의존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땀을 내는 것은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아주 중요한 기능입니다.

    예컨대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체온조절기능을 잃어버리는 응급질환입니다. 주위 습도가 높아 몸에서 땀이 나도 쉽게 증발하지 못하다 보니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거죠. 반대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의 나트륨과 같은 전해질 손실이 많아 나타나는 질환이 열탈진입니다. 무더위에 무리한 육체활동을 함으로써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열경련, 피부확장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열실신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몸에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소변 색깔과 냄새입니다. 앞서 얘기했든 우리 몸에서 물 기근이 시작되면 먼저 줄어드는 것이 소변이기 때문입니다. 유로크롬이라는 색소의 농도가 높아져 짙은 노란색을 띠게 됩니다. 다음으론 신체의 건조함입니다. 피부는 물론 입에 침이 마르고, 입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말 못하는 영유아는 어떨까요. 울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3시간 동안 기저귀가 젖지 않으면 의심을 해야 합니다. 입안이 건조하고 끈적거리며, 눈과 뺨이 움푹 패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군요. 더 심하면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충분한 수분 공급과 함께 행동이나 증상을 유심히 관찰해 봐야 해요.

    여름철 실외에서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는 2~3시간 전부터 물을 마시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작업하는 동안엔 10~20분마다 물을 마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폭염에 혼자 작업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적어도 2인 1조가 되어 상대방의 안색이 창백해진다거나 호흡과 맥박이 가빠지지는 않는지, 현기증을 호소하지는 않는지를 상호 점검해야 합니다. 만일 약간의 증상이 있으면 지체 없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서 수액공급과 체온을 떨어뜨려주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땀을 많이 흘릴 때 맹물만 계속 들이키다 보면 저나트륨혈증에 걸릴 수 있어요. 콩팥도 용량에 한계가 있어 한꺼번에 많은 물을 처리하지 못해서이지요. 이렇게 되면 혈액 내에 나트륨 농도가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져 전해질 불균형이 생깁니다. 두통이나 구토, 흥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의식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폭염에 장시간 운동이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스포츠음료를 마신다든가, 소금과 설탕을 적당히 배합한 음료를 공급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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