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미술관이 정원으로··· 집 안에 들인 ‘라이프가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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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미술관이 정원으로··· 집 안에 들인 ‘라이프가드닝’

    코로나로 자연 인기↑··· 가드닝=힐링
    도예, 회화, 패브릭 아트 등 장르 협업
    일상+예술 접목··· 예술로 일상회복 꿈꿔

    • 입력 2022.02.16 00:00
    • 수정 2022.02.17 00:20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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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가드닝’은 춘천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라이프가드닝’은 춘천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미술관이 집과 정원으로 바뀌었다. 전시 ‘라이프가드닝’은 올해 트렌드 중 하나인 가드닝을 키워드로 이달 24일까지 ‘일상의 예술화’를 선보인다.

    가드닝은 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만남이 줄자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환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드닝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에게 붙이던 ‘집사’라는 별명에서 따온 ‘식집사(식물+집사)’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부피가 작아 관리가 쉽거나 열매, 채소를 간단히 재배할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수요가 느는 등 식물은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을 벗어나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반려식물’의 개념으로 확대됐다.

     

    유환석 작가가 전시장 벽면에 라인드로잉으로 서재를 그리고 있다. (사진=춘천미술관)
    유환석 작가가 전시장 벽면에 라인드로잉으로 서재를 그리고 있다. (사진=춘천미술관)

    이번 전시는 식물과 자연에서 얻는 힐링을 목표로 가드닝과 예술을 접목했다. 참여 작가 15명은 전시장을 집과 정원이라는 일상의 공간으로 전환했다. 전시장 바닥에 깔린 잔디와 곳곳에 설치된 식물이 주는 자연의 기운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정원에 초대받은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참여 작가들은 춘천의 미술 동아리 ‘미술과 사람들’ 소속으로 라인드로잉, 회화, 도예, 패브릭 아트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유환석, 최지관, 박명민 작가는 전시장 공간을 거실, 서재, 부엌, 욕실, 방 등으로 나눠 식물, 화분, 자연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라인드로잉을 작업했다.

     

    이청옥 작가가 표현한 대나무 폭포. (사진=조아서 기자)
    이청옥 작가가 표현한 대나무 폭포. (사진=조아서 기자)

    대나무를 그리고 폭포를 형상화한 이청옥 작가의 작품은 집안으로 자연이 폭포처럼 밀려 들어오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시의 주제 ‘집안에 들인 정원’을 시각화한 것이다.

    거실 창 밖의 풍경으로 그려진 의암호는 조옥주, 이수현, 김운연, 박선옥, 김춘배, 신성열, 이형석, 최승희 작가의 작품이다. 여덟 면으로 나뉜 의암호 부감도(조감도)는 8명의 작가의 개성이 조화를 이룬다. 가드닝과 맞닿아 있는 예술품 도자기는 가드닝 소품이자 작품으로 부엌, 실내정원, 욕실 등 여러 공간에 전시됐다.

     

    8명의 작가가 그린 의암호. (사진=조아서 기자)
    8명의 작가가 그린 의암호. (사진=조아서 기자)

    최승희 작가는 “숲과 나무, 호수를 그리며 춘천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며 “한 작품을 8명의 협업으로 완성하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여러 작가와의 작업 교류가 더 다양한 예술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는 작업을 앞으로도 꾸준히 시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관람객들은 작가들이 키운 채소를 가져갈 수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관람객들은 작가들이 키운 채소를 가져갈 수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이번 전시는 참여형 전시로 서재 공간에 드로잉으로 쌓아 올린 책장에는 수십 가지 책이 꽂혀 관람객이 직접 책 제목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또 작가들은 콩나물, 마늘, 파, 양파를 키워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부엌 공간에 전시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수현 춘천미술관 사무국장은 “전시를 관람하며 자연을 느끼고, 기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며 “일상의 경험을 예술화하고, 그 예술을 대중화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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