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연.가’의 ‘소양정에 올라’ 안다면 신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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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내.연.가’의 ‘소양정에 올라’ 안다면 신세대?

    '봄.내.연.가' 프로젝트··· 시·노래·무용 융합 
    춘천 랜드마크, 다양한 퍼포먼스로 재조명
    음악가, 시인, 국악 연주자, 영상감독 참여

    • 입력 2021.12.11 00:01
    • 수정 2021.12.12 00:05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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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정. (사진=춘천시청)
    소양정. (사진=춘천시청)

    “머리부터 발끝까지~”

    같은 노랫말을 듣고 떠오르는 노래에 따라 세대를 구분할 수 있다. 위 가사를 듣고 김종국의 ‘사랑스러워’가 생각난다면 30대, 포미닛의 ‘핫이슈’는 20대, 비타민 음료 CM송을 흥얼거렸다면 10대로 분류된다고 한다.

    한때는 ‘붉은 노을’을 듣고 떠오르는 가수가 이문세인지, 빅뱅인지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기도 했다.

    춘천에도 세대(?)를 구분할 동명이시(詩)가 탄생했다. 조선시대 문인 김시습이 소양정에서 바라본 풍경을 읊은 ‘소양정에 올라(登昭陽亭)’와 같은 제목의 시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물이 좋아 산이 좋아/그리워 찾아오는 춘천.詩/흰 구름 봉의산 머리에 이고/물빛에 오색 꿈 담아/게으른 낮잠에 빠지면/뻐꾸기 울던 옛 생각/아련한 추억 따라 불러보는 노래//물이 좋아 산이 좋아/초저녁 별빛 닿은 소양.情/우두동 골목마다 저녁연기 피고/시절은 돌아오지 않아/여름에 헤엄치던 기억/겨울에 썰매 타던 기억/하 많은 추억 따라 싸락싸락 눈 내린다//아련한 추억 따라 불러보는 노래/소양정 (선우미애의 ‘소양정에 올라’)

    선우미애 시인의 ‘소양정에 올라’는 춘천 문화기획사 ‘뮤직펙트’의 ‘봄.내.연.가’ 프로젝트의 첫 번째 창작물로 노래와 무용 등 융합 예술 활동으로 제작됐다. 작곡은 훈남스(박승훈, 윤지훈씨), 국악 연주는 대금의 김현정씨, 가야금의 이영씨가 함께했다.

    ‘봄.내.연.가’는 춘천의 문화자원을 소재로 ‘글 짓고, 곡을 만들고, 연주하며 영상으로 기록’하는 퍼포먼스형 미디어콘텐츠다. 시, 음악, 퍼포먼스로 춘천의 명승지와 문화재, 유명 관광지 등 대표적인 랜드마크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예술작품의 기록물로 남기려는 노력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의 소재로 뽑힌 소양정(昭陽亭)은 고려 말기의 문인 원천석, 조선 전기의 매월당 김시습, 조선 말기의 의병장 의암 유인석의 한시까지 여러 학자와 문인들이 절경의 아름다움을 읊고 간 춘천의 오랜 명소다. 

    ‘소양정에 올라’를 지은 선우미애 시인은 “김시습의 ‘소양정에 올라’에서 영감을 받아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풍경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소양정에서 바라보는 소양강, 우두동의 옛 골목 등을 시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현정 대금 연주자, 훈남스의 윤지훈 키보드 연주자와 박승훈 보컬·기타 연주자, 이영 가야금 연주자(사진=뮤직펙트)
    왼쪽부터 김현정 대금 연주자, 훈남스의 윤지훈 키보드 연주자와 박승훈 보컬·기타 연주자, 이영 가야금 연주자(사진=뮤직펙트)

    소양로 봉의산 기슭에 자리 잡은 소양정은 원래 지금보다 강 쪽으로 내려가 있어 소양강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으나 잦은 홍수로 유실돼 현재의 위치로 올라갔다. 잠시 쉬어가는 정자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삼국시대부터 춘천의 기운을 이어 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호로 지정돼 있다.

    박승훈 뮤직펙트 대표는 “춘천에 오래 살아도 고장에 숨겨져 있던 문화 소재들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문화재뿐만 아니라 춘천의 문화자원, 자연경관 등을 아울러 다시 한번 되새기고 알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시, 무용, 국악, 대중음악 네 장르가 함께 협업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춘천학연구소처럼 춘천을 연구하는 학문, 역사나 언론, 학계 등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봄.내.연.가’의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낭만골목, 소양강 스카이워크, 김유정 문학촌, 육림고개 등 현대 관광지로 주목받는 장소를 선정해 첫 번째 프로젝트와 또 다른 예술 창작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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