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더 힘들어졌다...주거 생활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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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 마련’ 더 힘들어졌다...주거 생활 양극화

    10명 중 1명은 주택 마련 20년 이상 걸려
    춘천 아파트값 3.3㎡ 당 900만원 이상
    시세 고공행진에 지역 실수요자 밀려나
    자가 마련보다는 현재 상황 여유 중시 가치관

    • 입력 2021.08.19 00:01
    • 수정 2021.08.21 08:28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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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고달파졌다. 외지 투자자들이 띄워놓은 시세에 지역 실수요자들의 무주택 기간이 더 길어지며 주거 생활 양극화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해 최근 ‘2020년 주거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를 기반으로 MS투데이가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강원지역에서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이라는 답변은 47.9%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41.6%) 대비 6.3%p 높고,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 소유 경험이 없는 강원지역 조사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10년 넘게 무주택자였다는 뜻이다. 2019년도 기준 조사 결과(38.2%) 보다도 9.7%p 올랐다. 무주택 기간이 3년 미만이라는 답변은 27.7%, 3~5년 미만 10.8%, 5~10년 미만 13.6% 등이었다.

     

    강원지역 무주택 기간. (그래픽=박지영 기자)

    최초 주택 마련을 위한 소요기간에서 강원지역은 ‘20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11.5%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10.8%)과 비교해 0.7%p 응답 비율이 높고, 도 단위 지역 가운데서는 경기(11.9%)에 이어 비중이 가장 컸다. 강원도민 중 10명 중 1명은 주택 마련에 20년 이상 걸린다고 답한 것이다. 내 집 마련 소요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넓히면 강원지역에서는 응답 비율이 30.9%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진 이유는 외지 투자자의 춘천 주택 시장 유입으로 아파트 시세가 고공행진,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기회에서 밀려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춘천지역 아파트 평균 단위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당 277만1000원, 3.3㎡(평)당 914만4300원으로 통계수록 기점인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7월 3.3㎡당 평균 매매가격(728만9700원)에서 1년 새 185만4600원(25.4%) 급등한 수치다.

     

    춘천 퇴계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퇴계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박지영 기자)

    강원지역의 경우 ‘내 집을 보유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자산증식을 위해서’ 라는 답변이 5.1%에 그쳤다. 도 단위 지역 중 제주(4.3%)에 이어 가장 낮았고 전국 평균(8.9%)을 밑돌았다. ‘노후 생활 자금으로 활용’ 하기 위해서라는 응답 역시 전국 평균(4.4%) 대비 저조한 3.5%에 머물렀다.

    반면 내 집 마련의 취지를 ‘주거 안정’에서 찾는 비중이 91.4%에 달해 전국 평균(86.7%) 보다 4.7%p 높게 나타나는 등 실거주 목적이 뚜렷했다.

    내 집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1순위 이유에 대해 ‘자가 마련보다 현재 상황의 여유가 더 중요하기 때문’(65.9%)이라는 답변이 전국 평균치(57.1%) 대비 압도적인 강원지역이다. 때문에 ‘영끌’, ‘빚투’ 등을 통한 실수요자들의 공격적인 주택 마련 대신 외지인의 대량 매집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를 낀 갭투자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직접 살기 위한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려는 의도가 크지만, 시세가 요동치고 매매가가 크게 오르며 시장 진입이 더욱 힘들어졌다.

    춘천을 포함한 강원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151.0까지 치솟았다. 2015년 10월(156.1) 이후 6년만에 최고치다.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를 실시하는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수치는 2단계 상승 국면에 해당한다”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그만큼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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