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로스터리 카페] 8. 겸손, 위로 담은 ‘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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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로스터리 카페] 8. 겸손, 위로 담은 ‘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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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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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신동선김효주 대표 (사진=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신동선김효주 대표 (사진=포코라 커피 로스터스)

춘천 후평새싹공원 옆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카페 ‘포코라 커피 로스터스(이하 포코라)’. 활짝 열린 문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신동선(30)·김효주(27) 대표가 보였다. 지난해 4월 오픈한 포코라는 이제 곧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가게를 오픈하며 초보 사장 둘은 고된 시간을 보내왔다. 그런데도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가 더 좋아졌다는 그들에게 커피 입문의 순간을 물었다.

신동선 대표는 2~3년 전 평소 자주 가던 로스터리 카페 ‘고로 커피로스터스’에서 생애 처음 에티오피아 자반토 내츄럴 드립 커피를 맛본 이후 커피의 매력에 매료됐다. 이후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여 년간 서울 강남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에서 커피를 배우며 실력을 쌓았다.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 한 김효주 대표 역시 신 대표가 내린 커피를 마시며 점차 커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다.

이후 두 대표는 고향인 춘천에 내려와 포코라를 열었다. 카페명을 포코라로 지은 이유는 김 대표가 좋아하는 ‘카프카와의 대화’의 시 '포코라' 때문이다. '포코라'는 더없이 작지만 소중한 존재를 아끼고 보살피겠다는 내용이다. 김 대표는 작은 커피콩 하나가 현대인의 삶에 없어선 안 될 귀중한 존재임을 느끼며 자신의 카페도 손님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시 제목을 카페명에 인용했다.

또 폴란드어로 겸손, 위로라는 뜻인 포코라는 두 대표의 다짐이기도 하다. 커피에 대한 전문성에 매몰돼 자만하지 않고 커피 한잔이라도 각 손님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겸손, 포코라 카페에서 마음을 위안을 주겠다는 위로를 모두 담았다.

 

로스팅 룸 (사진=조아서 기자)
로스팅 룸 (사진=조아서 기자)

포코라의 특징은 다양한 선택지다.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모든 커피 메뉴는 ‘봉의산 블랜드’와 ‘소양강 블랜드’ 중 원두를 고를 수 있다. 과테말라 70%, 브라질 30%의 비율로 블랜딩한 ‘봉의산 브랜드’는 춘천의 봉의산처럼 묵직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소양강 블랜드’는 시시각각 변하는 춘천 소양강을 모티브로 가벼운 산미와 첫맛과 끝맛이 다른 변주를 특징으로 한다. 각각의 블랜딩 원두는 물, 우유, 시럽 등 다양한 커피 레시피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콜롬비아 엘파라이소 더블무산소 디카페인 커피를 내리는 신동선 대표 (사진=조아서)
콜롬비아 엘파라이소 더블무산소 디카페인 커피를 내리는 신동선 대표 (사진=조아서)

브루잉 원두의 종류는 자주 바뀌지만 항상 4~5가지 선택지를 준비한다. 현재는 감귤과 재스민의 향미를 느낄 수 있는 에티오피아 사키소 모모라 워시드 G1, 선명한 산미와 와인 같은 단맛이 특징인 콜롬비아 산타로사 메이팝 카보닉 앤 워시드, 프루티한 캔디에 시나몬향이 가미된 콜롬비아 엘파라이소 더블무산소 디카페인, 옥수수처럼 은은한 단맛의 에콰도르 기예르모 시드라 워시드 등 총 4가지 원두가 준비돼 있다. 

브루잉 커피는 여과지를 통해 원두의 오일이 다량 제거돼 뒷맛이 매우 깔끔하다. 김 대표는 “브루잉 커피는 머금었을 땐 원두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만 목으로 넘긴 후엔 순식간에 사라져 그림 그리듯 커피 맛을 상상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포코라에서 제공하는 커핑 노트 카드다. 카드엔 커피에 대한 기본 설명 외에도 커피에 대한 두 대표의 코멘트가 곁들어져 커피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한다.

 

약 11개월 동안 손님들에게 맛보인 다양한 원두 종류와 브루잉 커피 (사진=조아서)
약 11개월 동안 손님들에게 맛보인 다양한 원두 종류와 브루잉 커피 (사진=조아서)

신 대표는 약 11개월 동안 벌써 30여 개가 넘는 원두를 선보일 정도로 새로운 생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공방식에도 관심을 두고 새로운 공법이 가미된 생두를 취급하고 있다. 요구르트 만드는 테크닉이 도입된 카보닉 앤 워시드, 높은 산의 샘물과 과일 및 채소에 포함된 천연 에틸아세테이트를 결합하는 공정인 더블 무산소 발효와 워터 디카페인 공법 등 새로운 프로세싱을 거친 원두를 맛볼 수 있다.

신 대표는 브루잉 커피의 기본은 좋은 원재료라며 좋은 생두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로스팅은 그저 커피 맛을 더 돋우는 것뿐이라는 그의 모습에서 포코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뇌게 된다.

그는 “번거로운 선별 과정이 뒤따르지만 드립커피를 처음 마셨던 짧은 순간이 저에게 큰 영향을 준 것처럼 누군가의 처음이 포코라 커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손님들에게 새로운 맛,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코라 커피 로스터리 카페 내부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포코라 커피 로스터리 카페 내부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그러나 언젠간 포코라에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카페에서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과 종이가 야기하는 기후변화가 결국 커피콩 재배에 악영향을 끼치는 아이러니한 상황 때문이다. 두 대표는 “커피와 자연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지금 이렇게 다양한 커피를 맛보는 행복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에 포코라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손님에게 500원을 할인해 주는 등 작지만 의미있는 실천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대인에게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농산물인 커피가 자연에서 왔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앞으로 환경을 위해 종이컵 재생 용지로 메모지, 엽서를 만드는 등 리사이클 활동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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