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피플’ 인터뷰] 13. ‘독도는 우리땅’ 박문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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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인터뷰] 13. ‘독도는 우리땅’ 박문영 작곡가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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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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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통기타 듀엣 ‘논두렁밭두렁’ 데뷔…‘인기’
영화 ‘기생충’으로 ‘독도는 우리 땅’ 전세계 널리 퍼져
40주년 맞아 가사 개작 예정…“점찍은 가수 있다는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박문영 작곡가. (사진=신초롱 기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박문영 작곡가. (사진=신초롱 기자)

‘독도’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가 있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우리땅)”이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38년 전 박문영 작곡가에 의해 탄생한 ‘독도는 우리땅’은 한국인 유전자에 깊이 박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부르고 있다.

박문영 작곡가(예명 박인호)는 서울대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1970년대 통기타 듀엣 ‘논두렁 밭두렁’을 결성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후 TBC동양방송 라디오 PD로 입사, KBS로 옮겨 PD와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작사·작곡한 곡으로는 ‘독도는 우리 땅’을 비롯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김치주제가’ 등이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부친이 ‘소양강 처녀’, ‘아빠의 청춘’ 등을 작곡한 ‘반야월(본명 박창오)’ 작곡가라는 내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박 작곡가의 부친은 작곡과는 아무 상관없는 평범한 인물이다. 부친이 작사의 대가인 반야월이라는 오보가 일파만파 퍼진 이유에 대해 박 작곡가는 “내가 그렇게 가사를 잘 썼나?” 하며 웃었다. 이번 기회에 완전 오보라는 걸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는 우리땅’은 박문영 작곡가가 ‘유머일번지’ 작가 시절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재밌는 것을 찾다 ‘독도’를 떠올리던 중 ‘독도는 우리 땅이지?’라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됐다. 독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그 시절 박 작곡가는 백과사전에 적힌 평균기온, 강수량, 위도, 경도 등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노트에 고스란히 옮겨 적은 후 가사와 멜로디를 붙였다.

 

의암호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박문영 작곡가. (사진=신초롱 기자)
의암호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박문영 작곡가. (사진=신초롱 기자)

곡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였을 것 같은 예상과 달리 탄생 비하인드는 간단했고 예상치 못한 순간 빅히트를 치면서 ‘대국민송’으로 자리매김했다. 군부독재 시절 국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희망을 갖자는 마음에서 써내려갔던 곡은 그를 청와대 초청까지 받게 되는 잊지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라디오 채널을 돌리면 여기저기 예외없이 흘러나왔던 ‘독도는 우리땅’은 안타깝게도 저작권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나온 곡이어서 그 당시 저작권료는 0원이다. 박 작곡가는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다”며 웃었다.

그러다 지난해 ‘독도는 우리땅’이 또다시 크게 주목받을 일이 생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에 등장하면서다. 극중 기정(박소담 분)이 가짜 신분 프로필을 외우기 위해 불렀던 ‘제시카 송’ 멜로디가 이 곡이었던 것.

음악없이 진행됐다면 크게 회자되지 않았을 이 장면은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박 작곡가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인 ‘징글벨’과 서두가 비슷하기 때문에 뇌리에 깊히 박혔을 것이라 설명했다.

박 작곡가는 춘천에 온 지 12년째지만 서울을 오가며 싱어송라이터 활동을 꾸준한 펼치고 있다. 창작 목표는 ‘한국인 유전자 속에 들어가 잊혀지지 않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의식을 변화시키고 행동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종류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문영 작곡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박문영 작곡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40주년을 맞아 ‘독도는 우리땅’ 가사는 또다시 개정될 예정이다. 몇 년 전에도 변화된 주소, 자연환경 등을 고려해 가사가 일부 수정됐다. 일본에게 우리가 독도를 자세히 연구하고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박 작곡가는 “한국인들이 ‘독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는 것이 ‘우리 땅’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작곡가는 단기적인 목표에 대해 “‘독도는 우리땅’ 가사를 쉽고 재밌게 개작한 뒤 ‘신박트리오’를 구성해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신박은 ‘새롭고 놀랍다’는 뜻의 신조어다. 참여했으면 하는 가수도 미리 점찍어뒀다. ‘미스터트롯’ 정동원, 임도형, 홍잠언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계에 오랫동안 몸 담으면서 여러 스타들을 배출해 냈기에 기대해 볼 만한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동 열풍을 불러일으킨 ‘신박트리오’ 주역들과 ‘독도는 우리땅’ 4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국민이 다시 한 번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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