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비취업자 93% 구직의욕 상실"..고용창출 정책 기조 잘못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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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비취업자 93% 구직의욕 상실"..고용창출 정책 기조 잘못됐나

    • 입력 2020.08.12 00:01
    • 기자명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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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 그래픽 일부. 해당 그래픽은 기사와 무관.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일자리 그래픽 일부. 해당 그래픽은 기사와 무관.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 1. “강원도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못 찾겠어요, 몇 해 동안 춘천에서 아르바이트한 것 말고는 모두 타지에서 일했었어요. 임금이 다른 지방보다 적은 점도 부담이고, 강원도에서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춘천 거주 30대 박모씨>

    # 2. “몇 달 워크넷을 찾아보니 강원도에는 저와 맞는 직장이 없었어요. 대학 졸업하고 인턴 몇 번 해보고, 고향에서 직장을 찾을까 했는데, 맞은 일자리를 못 찾아 결국 쉬고 있네요. 고향 취업 포기하고 다른 지방으로 가야 하나 걱정입니다.” <원주 거주 30대 허모씨>

    강원도내 비취업자들 상당수가 취업 의욕을 상실, 지역 고용 양질의 성장을 위한 경제활동인구 증대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지표만 봐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내역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기준 도내 비경제활동인구 중 90%가 넘는 인원이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도내 비경제활동인구는 43만9000여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취업을 희망하는 인구는 2만8000여명으로, 전체의 6.3%에 불과했다.

    나머지 93.6%의 비중을 차지하는 41만1000여명이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도내 구직자와 구인 중인 사업장의 희망 일자리가 맞지 않는 고용 부조화 현상과도 직결된다. 속칭 ‘일자리 미스매치’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점이 원인 중 하나라는 얘기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를 통한 구인구직 활동 내역이 담긴 워크넷의 구인구직 동향에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지난 6월 기준 도내 경영·사무·금융·보험직종으로 나와 있는 워크넷의 일자리 수는 88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직종에 취업을 희망하는 도내 취업희망자 수는 2662명으로 공개된 일자리 수의 무려 3배가 넘는 인원으로 파악되는 등 모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공급된 일자리 수였다.

    보건·의료직종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6월 워크넷을 통해 543명이 해당 직종에 취업을 원했으나, 정작 해당 직종 사업체에서 워크넷을 통해 선발하는 일자리 수는 약 절반에 가까운 29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6월 워크넷에 등록된 도 사업체들이 선발하는 전체 일자리(6377개)의 약 절반 수준인 3042개의 일자리가 속한 미용·여행·숙박·음식 등에 해당하는 직종의 경우, 도내 취업희망 인원이 2145명에 그치는 등 전체의 29.4%의 인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에 준비된 일자리와 취업희망자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큰 격차로 어긋나 있다는 점을 대변해 주는 지표다.

    도내 취업 지원기관 한 관계자는 “고용 창출을 높이기 위해 강원도를 비롯한 정부 정책에서도 무조건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만 유치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구직자들이 희망하는 일자리에 맞는 기업을 육성하는 점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신관호 기자 ctl79@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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