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의 늪'에 빠진 춘천 외식·숙박 사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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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의 늪'에 빠진 춘천 외식·숙박 사업자들

    • 입력 2020.07.24 04:55
    • 수정 2021.05.13 13:38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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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조운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 점포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MS투데이 DB)
    춘천 조운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 점포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MS투데이 DB)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엄태석(57)씨는 최근 은행에 본인 매장을 담보로 1억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엄씨는 한때 종업원을 5명까지 두고 식당을 운영한 적도 있었지만 연이은 경기 한파와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자 인건비 부담으로 주방 아주머니를 제외하고 모두 정리했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턱없이 모자란 상태.

    엄씨는 "사실 가게를 접으려고 했었는데 마땅한 대안도 없었고, 또 손님이 조금이라도 회복이 되니 또 기대심리가 생기더라"라며 "생활고도 해결하고 인건비로 사용해야 하는 등 '회복자금'으로 쓰기 위해 대출을 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춘천을 포함한 강원지역 외식과 숙박 사업자들의 부채 부담은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강원지역과 7개 도권역 음식숙박업 대출 비중.(출처=한국은행 강원본부)
    올해 1분기 강원지역과 7개 도권역 음식숙박업 대출 비중.(출처=한국은행 강원본부)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최근 발표한 '강원도 중소기업대출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강원도 전체 산업 대출금 중 음식·숙박업종의 대출 비중은 10.2%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경우 산업 대출금 중 음식·숙박업종의 대출 비중이 4.4%인 것으로 조사, 이와 대조되는 지표다. 특별시와 광역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8개 지방도시 중 제주(13.5%) 다음으로 강원도내 음식·숙박업종의 대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도내 음식·숙박업종의 대출금 증가속도도 가파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분기 말과 올해 1분기 말과 비교한 강원 음식·숙박업종의 대출 증가율은 20.0%로, 전국(10.1%)보다 2배 정도 빨랐다.

    여기에 신용이 비교적 취약한 사업자들의 경우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으로 몰리는 실정이다. 춘천지역 한 숙박업체 대표는 "정부의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대출이 활발하지만 신용 등으로 막힌 업주들은 비은행권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며 "이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업주들을 위한 해결방안이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석훈 한국은행 강원본부 조사역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발생한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려면 선별적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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